[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쑥, 잡초와 약용식물 사이에서

입력 : ㅣ 수정 : 2018-03-14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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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면 샛노란 산수유나무와 생강나무부터 시작해 매화나무, 벚나무, 개나리, 진달래 등 화려하고 풍성한 봄꽃들이 피어난다. 그리고 사람들이 봄꽃 나무의 정취에 취해 나무에 활짝 핀 꽃들을 올려다볼 즈음엔 땅에선 연두색의 새잎들이 솟는다. 도시 어디에서나 자라는 쑥도 이때 잎을 틔운다.
쑥꽃이 핀 모습. 꽃이라고 하기에는 자태가 소박하다. 쑥꽃이 굳이 예쁘고 화려한 외양을 가질 필요가 없는 이유는 눈에 띄는 색깔과 향기로 곤충을 유혹해 수분해야 하는 국화과 식물과 달리 쑥은 번식을 위해 그저 바람에 꽃가루를 잘 날리기만 하면 될 뿐이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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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쑥꽃이 핀 모습. 꽃이라고 하기에는 자태가 소박하다. 쑥꽃이 굳이 예쁘고 화려한 외양을 가질 필요가 없는 이유는 눈에 띄는 색깔과 향기로 곤충을 유혹해 수분해야 하는 국화과 식물과 달리 쑥은 번식을 위해 그저 바람에 꽃가루를 잘 날리기만 하면 될 뿐이어서다.

쑥은 지천에 피어난다. 뿌리를 내릴 공간만 있다면 어디에서든 번식해 뿌리를 뻗는다. 누가 심지 않아도 따뜻해진 봄 공기와 늘어난 해의 길이에 제가 피어날 시기를 알고 잎을 틔운다. 그 시기 사람들은 봄꽃 나무에 홀려 땅을 볼 새 없고, 쑥은 그렇게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피어난다.

그러다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우는 봄꽃이 시들해질 즈음이면 땅에선 노랗고 붉고 소박한 들풀들이 드디어 꽃을 피우면서, 그제야 사람들은 땅에 핀 들풀들을 쳐다본다. 하지만 이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지 않는 녹갈색의 쑥꽃은 다른 꽃들에 묻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다. 사람들은 쑥꽃을 보려야 볼 새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