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넘고 아리아리!

입력 : 2018-03-13 18:20 ㅣ 수정 : 2018-03-13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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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패럴림픽이 열리는 강릉컬링센터에서 요즘 가장 큰 소리를 내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이다.

한국 팀에서 절묘한 샷을 날릴 때마다 3000여석을 꽉 메운 홈팬들은 ‘대~한민국’을 연호한다. 덕분에 경기에 들어서기 전 서로 손뼉을 부딪히며 곁들이는 구호 아리아리(‘없는 길을 찾아가거나 길이 없을 때 길을 낸다’는 뜻의 우리말)에도 잔뜩 힘이 들어간다.

가뜩이나 큰소리로 유명한 중국은 좋은 성적 덕인지 주변을 놀라게 할 정도로 크게 외친다.
‘컬링 오벤저스’ 차재관(왼쪽 두 번째)이 13일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패럴림픽 휠체어 컬링 핀란드와의 조별리그 경기 도중 조심스럽게 스톤을 딜리버리하고 있다.  강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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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링 오벤저스’ 차재관(왼쪽 두 번째)이 13일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패럴림픽 휠체어 컬링 핀란드와의 조별리그 경기 도중 조심스럽게 스톤을 딜리버리하고 있다.
강릉 연합뉴스

●핀란드 완파 5승… 4강 향해 순항

‘컬링 오벤저스’(다섯 명 성씨가 모두 다른 것을 빗댄 별명)의 맏형 정승원(60)은 13일 핀란드와의 예선 6차전에서 11-3으로 승리를 거둔 뒤 가장 경계해야 할 팀으로 중국을 꼽았다. 5승(1패)째를 기록한 한국은 12개 팀 중 상위 4개국끼리 치르는 준결승을 향해 순항 중인데 중국과 메달을 다툴 전망이어서다. 중국은 6승(1패)으로 예선 1위를 달리고 있다. 예선전에서는 15일 한·중 대결이 펼쳐진다.

●차기 개최지 베이징… 각오 남달라


정승원은 “중국이 다음 동계올림픽 개최지(베이징)여서 각오가 남다른 것 같다. 상대를 파악하는 데 애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경기 중 소리를 많이 지른다. 스스로 기분을 업(up)시키면서 상대를 기죽이기 위해서다. 중국전 땐 관중들의 응원이 많이 필요하다”며 “물론 중국과는 같은 아시아팀이라서 매우 친하게 지낸다. 나랑 경기를 하면 소리를 많이 안 지를 텐데”라며 웃었다.

●맏형 정승원도 쩌렁 “내가 띄워야”

중국의 기합 소리를 경계했지만 정작 ‘컬링 오벤저스’ 중 가장 기합 소리가 큰 것은 정승원이다. 상대 투구 땐 조용하다가도 자신이 스톤을 던진 뒤에는 ‘으자~아자’라며 쩌렁쩌렁한 소리를 내지른다. 비장애인 컬…링의 경우 스톤을 던진 후 스위핑(비질)을 하기 때문에 큰 목소리로 의사 소통을 해야 하는데 휠체어 컬링에서는 안전을 고려해 스위핑이 없는데도 소리를 지르고 있다.

●정 “결승에서 만나면 가만 안둘 것”

정승원은 “내가 침울하면 팀도 침체되더라. 반대로 소리를 질러서 분위기를 살리면 팀도 잘 된다. 4강전도 하고 결승도 가야 해서 목을 아끼고 있다. 지금 기합은 아무것도 아니다”며 웃었다.

이어 “바늘로 한 번 찌르는 것보다 100번 찌르는 게 더 아픈 것처럼 (기합으로) 상대방에 스트레스를 여러번 줘서 무너지게 하려는 의도도 숨었다”며 “만약 중국과 결승에서 만나면 가만히 안 있을 것이다. 스포츠맨십에 입각해 하되 소리를 지르고 파이팅하면서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릉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8-03-1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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