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국정원장에 ‘높은 의자’ 내준 아베…‘재팬 패싱’ 우려 때문?

입력 : ㅣ 수정 : 2018-03-13 17:57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총리 공관에서 한국 외교 사절을 접견할 때 언론이 주목하는 것이 있다. 바로 접견실 의자 높이다.
13일 서훈 국정원장이 도쿄 총리 공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서 남북·북미 정상회담 추진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두 사람의 의자가 같다. 2018.3.13  연합뉴스

▲ 13일 서훈 국정원장이 도쿄 총리 공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서 남북·북미 정상회담 추진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두 사람의 의자가 같다. 2018.3.13
연합뉴스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파견된 문희상 의원, 지난해 12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일본 도쿄 지요다구 나카타초 총리 공관을 찾았을 때 앉았던 의자는 아베 총리가 앉았던 의자보다 높이가 눈에 띄게 낮았다.

한국 사절이 앉았던 의자는 분홍색이고, 아베 총리 의자는 청록색에 금색 꽃무늬가 있는 의자다. 분홍색 의자는 청록-금색 의자보다 높이가 현저히 낮다. 더 높은 의자에 앉은 아베 총리가 한국 측 인사를 내려다보는 모양새가 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가 한국 외교 인사를 맞이할 때마다 ‘낮춰 대하는’ 의전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매번 나왔다.
작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파견된 문희상 의원(위 왼쪽), 그리고 작년 12월 강경화 외교부 장관(위 오른쪽),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아래 왼쪽) 등이 이곳을 각각 찾았을 때 앉았던 의자는 아베 총리가 앉았던 의자보다 낮았다.   AP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클릭하시면 원본 보기가 가능합니다.

▲ 작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파견된 문희상 의원(위 왼쪽), 그리고 작년 12월 강경화 외교부 장관(위 오른쪽),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아래 왼쪽) 등이 이곳을 각각 찾았을 때 앉았던 의자는 아베 총리가 앉았던 의자보다 낮았다.
AP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난해 6월 일본 총리 관저를 찾았을 때에는 의자 높이를 미리 살펴보고 ‘그렇게 하면 안 만나겠다’고 해서 일본 측에서 분홍색 의자 2개를 마련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지난 13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남북·북미정상회담 관련 상황을 주변국에 전달하기 위해 일본 총리 관저를 방문, 아베 총리를 면담했을 때에는 어땠을까.

이날 서훈 국정원장과 아베 총리가 앉은 의자는 모두 청록-금색꽃무늬 의자로 높이도 동일했다. 정세균 의장 방문 당시 분홍색 의자로 ‘높이를 낮춰’ 맞춘 것과 달리 이번엔 ‘높이를 높여’ 맞춘 셈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왼쪽)이 8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면담하고 있다. 두 사람의 의자가 동일하다. 2017.6.8  국회 대변인실 제공

▲ 정세균 국회의장(왼쪽)이 8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면담하고 있다. 두 사람의 의자가 동일하다. 2017.6.8
국회 대변인실 제공

의자 배치에 대해 한일 양국 간 사전 조율이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장을 취재했던 일본 기자들 사이에선 “한국 언론의 문제 제기가 받아들여진 것인가”라는 추측의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남북·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는 가운데 홀로 적대적인 대북 정책을 고수하다가 ‘재팬 패싱’(일본 소외) 우려를 빚은 일본 정부가 스스로 ‘의자 차별’을 개선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일본 총리 공관 측은 별다른 확인을 해주진 않았다.

서훈 국정원장과 아베 총리의 면담은 당초 15분으로 예정됐지만, 이를 훌쩍 넘긴 1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아베 총리는 면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변화의 움직임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블로그

/

서울Eye - 포토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