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무역전쟁 전운 짙어져…한국경제 불안 확산

입력 : ㅣ 수정 : 2018-03-09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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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서명
미국이 한국산을 포함한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부과를 강행하며 글로벌 무역전쟁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트럼프, 한국산 포함 수입철강에 25% 관세부과…캐나다·멕시코산 제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한국산 등의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고율 관세부과를 강행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산만 관세 조치 대상국에서 제외됐다. 사진은 이날 백악관에서 철강 업계 노동자와 노조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관련 철강·알루미늄 규제조치 명령서에 서명하는 모습. 연합뉴스

▲ 트럼프, 한국산 포함 수입철강에 25% 관세부과…캐나다·멕시코산 제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한국산 등의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고율 관세부과를 강행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산만 관세 조치 대상국에서 제외됐다. 사진은 이날 백악관에서 철강 업계 노동자와 노조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관련 철강·알루미늄 규제조치 명령서에 서명하는 모습.
연합뉴스

당장 올해 성장률 등에 반영되는 피해는 크지 않겠지만, 한국경제 전반에 먹구름이 다가오는 불안한 분위기다.

각국이 보복관세를 매기며 한국 성장 견인차인 수출 전반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도 우려된다.


◇무역전쟁 방아쇠 당기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 관세를 부과하는 결정을 내렸다.

한국이나 일본 등은 동맹국임을 강조하며 대상에서 예외로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무산돼 충격에 빠졌다.

이에 비해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앞둔 캐나다와 멕시코산만 제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외국의 공격적인 무역관행이 미국 산업을 파괴했다”며 동맹국도 예외가 없는 통상전쟁에 불을 붙였다.

앞서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부과 계획을 밝혔을 때 주요국은 즉각 반발했다.

당시 EU는 미국산 철강은 물론 피넛버터와 오렌지 주스 등 농산물과 리바이스 등 미국의 상징적인 브랜드에 보복관세를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보복관세를 거론했다.

EU와 중국이 실제 조치를 취할 경우 전쟁이 본격 발발하고 평균 관세율이 상승할 것으로 우려된다.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한국 수출 축소되나

무역전쟁이 현실화하면 글로벌 실물경기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미국 CNBC 방송은 “1930년대 대공황과 맞물린 무역전쟁으로 이어질지가 시장의 초점”이라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수출이 주도하는 한국경제에는 파장이 더 클 수 있다.

철강만 따져보면 성장률을 갉아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주력품목인 반도체나 자동차 등이 영향권에 들어갈 경우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날 최근 경제동향 발표 후 “대미 철강 수출액은 작년 기준으로 전체의 0.7%로 수출 측면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상호 간 보복관세 등이 확산한다면 파장을 예측하기 어려워 글로벌 무역에 하방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이번 철강 관세부과 조치는 3년 간 1조3천억원 부가가치 손실을 초래할 것으로 추정되므로 연간 국내총생산 성장률을 떨어뜨릴 수준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다른 품목으로 확대되고 장기화하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나 미국과 중국이 맞붙는 와중에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불안을 자극한다.

김동원 고려대 초빙교수는 “미국도 중국과 정면대결하기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우리 말을 듣지 않으면 어떻게 하는지 본때를 보여주는’ 대상을 한국으로 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통상압박에 GM사태, 한미 금리역전까지…경제 심리 흔들릴라

미국발 무역전쟁 조짐과 함께 한국경제에는 미국 금리인상과 GM 사태 등 굵직한 이슈들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미국이 이달 금리를 올리면 양국 정책금리가 10년여 만에 역전된다. 게다가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를 더 높인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GM 사태도 군산공장 폐쇄에 그치지 않고 추가 조치를 취할 경우 일자리나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하방 리스크’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성장률을 조정해야 할 상황까지 이르진 않았다”고 말했다.

올해는 이미 수출 계약이 체결된 경우가 많고 관세 적용도 1년의 3분의 1이 지난 뒤부터 시작이기 때문이다.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내년 성장률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은 가늠하기엔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문제는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 우려다.

이미 지난달 철강과 같은 1차 금속, 전자업종 등의 체감경기가 식고 미국 통상압박도 일부 영향을 미쳐 제조업 체감경기는 1년 1개월 만에 가장 나빴다.

소비자심리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통상압박과 미 긴축 가속 우려에 따른 주가 하락이 영향을 줬다.

다만 이날 발표된 북미 정상회담 등 북핵 리스크 완화 소식은 각종 미국발 악재에 짓눌리는 형국의 한국경제에 그나마 단비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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