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도 0.3% 떼이는 개미들…증권거래세 폐지 재점화

입력 : ㅣ 수정 : 2018-03-09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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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증시호황에 세수 8조 될 듯…양도세 대주주 확대땐 이중과세
세수 부족을 이유로 번번이 무산됐던 증권거래세 폐지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증권거래세를 없애 달라는 글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오는가 하면, 침묵을 지키던 국회에서도 거래세 폐지를 골자로 하는 세법 개정안이 다음주 중 발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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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식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 범위를 확대한다고 밝힌 정부도 현행 거래세를 유지하면 이중과세 논란에 직면할 수 있어 여론을 마냥 무시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1978년 도입된 이후 40년째 남아 있는 증권거래세를 폐지하자는 주장의 대표적 근거는 조세의 형평성이다. 우리나라는 수익에 관계없이 주식 매도자를 대상으로 매도대금의 0.3%를 거래세로 걷고 있는데, 이것이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의 대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8일 “주식투자로 손실을 보더라도 거래세를 낼 뿐 아니라 하루에 네 번만 거래해도 매도액의 1% 이상을 세금으로 내는 셈”이라며 “특히 단타매매로 수익을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국은 일률적인 증권거래세가 아닌 투자 이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일찌감치 채택했다. 중국·홍콩은 거래세율이 0.1%에 불과하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애초 거래세를 도입한 것은 징세가 쉽고, 투기성 단타매매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지만, 이제 빈틈없이 양도세를 매길 시스템이 갖춰졌을 뿐 아니라 투기성 거래를 막는 효과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의 세법 개정안 방향대로 대주주의 범위를 넓혀 2021년 4월부터 종목별 보유액 3억원 초과분부터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면 거래세·양도세를 모두 내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김영진 금융투자협회 세제지원부장은 “양도차익에 대한 전면과세 직전까지 온 상황에서 증권거래세와 양도세가 양립하면 당연히 이중과세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국은 양도소득세와 함께 주식 매수 시 0.5%의 세금을 매기고 있는데, 증권 작성을 위한 행정비용이어서 우리나라의 거래세와는 차이가 있다.

넘어야 할 산은 증권거래세를 폐지하면 줄어든 세수를 어떻게 메울 수 있느냐다. 국내 주식 투자가 규모를 키우면서 거래세 명목으로 걷는 세금도 매년 늘어 2015년, 2016년 연속 6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증시 호황으로 거래가 더 빈번해져 총 증권거래세가 최초로 8조원에 육박할 거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증권거래세 폐지 법안을 준비 중인 최운열 의원실도 즉시 폐지, 단계적 폐지 등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두고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실 관계자는 “증권거래세 폐지에 대한 유예기간을 둔 다음 일시에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은 1991년 거래세를 즉시 폐지한 반면 일본은 1989년부터 10년 동안 세율을 낮춰 1999년 최종적으로 증권거래세를 없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2018-03-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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