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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직접 수사’…경찰청장 지시에 내사하던 충남경찰 ‘머쓱’

‘검찰 직접 수사’…경찰청장 지시에 내사하던 충남경찰 ‘머쓱’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3-07 13:21
업데이트 2018-03-0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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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와 접촉도 안 돼…안희정 전 지사 해외 방문 자료만 입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공보비서 성폭행 의혹을 내사 중인 충남경찰이 내사 착수 하루가 7일 오전까지 피해자와 접촉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피해자인 김지은씨의 고소장을 받은 검찰이 이날 직접 수사 방침을 밝히면서 경찰은 아무런 조사도 하지 못한 채 내사를 마무리하게 됐다.

‘검찰에 고소장을 내겠다’던 김씨의 말을 무시한 채 내사 지시를 내린 이철성 경찰청장의 의지 때문에 충남경찰만 머쓱해진 모양새다.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김씨가 안 전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를 한 뒤 내사에 들어갔지만 피해자 측과 접촉이 안 돼 범죄 일시도 특정하지 못하는 등 난항을 겪었다.

경찰은 전날부터 김씨와 김씨 변호사 측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충남도청 국제교류과에서 안 전 지사와 김씨의 러시아·스위스 등 해외 출장 당시 업무 일정과 숙박업소 내용을 담은 서류를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언론 인터뷰에 나와서 러시아와 스위스 출장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만큼 실제로 함께 출장에 갔는지, 언제 어디로 갔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 외 어떤 자료를 확보했는지는 말하기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피해자와 접촉도 못 한 이번 내사는 이철성 경찰청장이 전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내사 착수 여부를 물은 데 대해 “어제 저녁 바로 조치했다”고 답변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백 의원은 “국민 관심이 집중되는 사건에 경찰이 검찰보다 발 빠른 모습을 보이는 것을 연출하려고 경찰에 수사를 위임하도록 피해자에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김씨 측 변호인은 언론 인터뷰 내용대로 경찰이 아닌 검찰에 고소장을 냈다.

고소장을 받은 서울서부지검은 이날 “피해자 의사, 관할, 신속한 수사의 필요성 등을 고려해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오정희 부장검사)에 배당됐다.

직접 수사하기로 한 검찰이 사건을 배당한 상황에서 경찰은 김씨에게 적극적으로 연락을 취하기도 어려워 내사는 자연스레 종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찰은 피해자 고소 없이도 자체적으로 인지 수사할 수 있다는 주장이지만 굳이 검찰과 경찰이 한 사안에 대해 중복 수사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충남경찰청 관계자는 “관할이 정확히 정해질 때까지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검토할 것”이라며 “내사를 종료하라는 지휘가 언제쯤 내려올지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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