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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더블스타로 매각, 채권단 손실 불가피한데 왜?

금호타이어 더블스타로 매각, 채권단 손실 불가피한데 왜?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3-06 09:53
업데이트 2018-03-0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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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회사 정상화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최근 공개한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중국의 타이어 업체에 경영권을 넘기면 채권단으로서는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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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의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전경. 금호타이어 제공
용인의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전경.
금호타이어 제공
채권단은 그런 점을 알고 있고 금호타이어를 살리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항변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이 중국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로부터 6천400억원대 유상증자를 받고 경영권을 넘기더라도 채권단 수중으로 들어오는 돈은 한푼도 없다.

유상증자 대금은 금호타이어의 자본금으로 편입되기 때문이다.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는 더블스타가 대가를 지불하지만 경영권을 잃게 된 채권단은 아무런 금전적 이득이 없는 셈이다.

지난해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했을 때에는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6천636만8천844주(지분율 42.01%)를 경영권과 함께 매각하는 것이어서 매각 대금이 고스란히 채권단 몫이 됐다.

지난해 3월 당시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을 때 기준으로 매각 대금은 9천550억원이었다.

채권단이 앞으로 보유한 지분을 파는 것도 문제다.

경영권을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을 살 투자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블스타가 유상증자로 지분 45%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되고, 채권단은 유상증자에 따른 신주 발행으로 지분율이 23.1%로 희석된다.

이 때문에 채권단은 ‘경영권 프리미엄’도 받지 못한다. 지난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금호타이어 주가로 계산한 채권단 지분 가치는 5천820억원이었다. 매각가인 9천550억원과의 차액인 3천730억원이 경영권 프리미엄이라고 할 수 있다.

채권단이 보유 지분을 팔게 되는 시점에 금호타이어 주가 수준에 따라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은 금호타이어에 빌려준 4천600억원을 출자전환한 것이다. 보유 지분을 최소 주당 6천930원에 팔아야 채권단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지 않는다.

금호타이어 주가는 5일 종가 기준 4천690원으로, 이에 한참 못 미친다. 지분 매각 시점에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채권단은 ‘본전’을 건질 수 없다.

이같이 손실이 예상됨에도 이번 거래를 추진하는 것은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서라고 채권단은 설명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이 희생하더라도 외부자본을 유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더블스타로 유상증자를 추진했다”며 “노조는 채권단이 이익을 챙긴다고 하는데 맞지 않은 주장”이라고 말했다.

제3자 유상증자로 경영권을 넘기는 이번 방식에서는 인수자는 경영권을 확보하고 유상증자 대금을 회사 정상화에 쓸 수 있다. 인수자로서는 ‘일석이조’다.

지난해 구주 매출 방식이라면 인수자는 채권단 보유 지분을 사서 경영권을 확보한 뒤 회사를 살리기 위해 별도로 돈을 투입해야 한다.

이번 방식이 인수자에게 상당히 유리하지만 금호타이어 입장만 보면 더 쉽게 외부자본을 수혈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채권단으로부터 돈을 더 달라고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외부자본 유치는 금호타이어의 당면한 숙제다.

하지만 채권단이 일방적으로 희생한다고 볼 수는 없다. 회사가 살아야 채권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로부터 받지 못한 돈이 1조8천억원에 달한다.

보유 지분 매각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회사가 정상화돼 안정적으로 이자를 받고 나중에 원금까지 돌려 받으면 법정관리로 가는 것보다 이득이다.

게다가 최대주주가 더블스타로 바뀌게 되면 향후 금호타이어 상황이 어렵게 됐을 때 쏟아지게 될 비판을 채권단이 받지 않아도 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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