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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된 왕따? 작전 실패?’…팀추월 끝나지 않는 진실공방

‘의도된 왕따? 작전 실패?’…팀추월 끝나지 않는 진실공방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2-21 14:20
업데이트 2018-02-2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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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앞서 노선영·김보름·박지우 화기애애하게 ‘작전 회의’

정말로 의도된 왕따일까, 단순한 작전 실패였을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결과를 놓고 파문이 식지 않고 있다.

경기 전날 함께 작전을 짰다는 주장과 경기 당일에야 들었다는 주장이 팽팽하다. 경기 직전 단순한 의사소통의 문제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사태가 커져 버렸다.

지난 19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는 김보름(강원도청), 박지우(한국체대), 노선영(콜핑팀)이 나섰다. 세 명 모두 한국체대 동문이다.

경기 직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아 보였다. 이날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경기장 워밍업 존에서 세 명의 선수는 보프 더 용 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작전을 점검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가장 선배인 노선영이 박지우와 김보름의 어깨에 손을 얹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박지우에게는 손가락으로 ‘2’를 표시하는 장면도 나온다.

마지막에는 노선영과 김보름이 웃는 얼굴로 ‘막내’ 박지우를 격려하며 레이스 준비를 마쳤다.

실제 경기에서 박지우가 먼저 스타트하고 김보름과 노선영이 뒤를 이어 레이스를 펼쳤다. 6바퀴를 도는 레이스에서 노선영이 2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선두로 달리다가 3번 주자로 내려왔고 김보름과 박지우가 레이스를 이끌었다.

1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마지막 주자인 노선영은 뒤처지기 시작했고, 앞서 나간 김보름과 박지우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큰 간격이 벌어진 채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 팀’이 돼 결승선을 통과해야 하는 팀추월에서 마지막 선수가 뒤처지는 장면이 나오는 것은 작전의 실패다.

노선영이 처진 상황을 앞선 두 선수가 챙기지 않았다는 비난 여론이 일었고, 김보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태도 논란까지 일었다.

빙상연맹은 2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백철기 감독과 김보름의 해명을 들었지만 정작 노선영이 기자회견 참가를 번복하면서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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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박지우(오른쪽)와 김보름(왼쪽)이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이들 뒤로 노선영이 역주하고 있다.  강릉 연합뉴스
지난 19일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박지우(오른쪽)와 김보름(왼쪽)이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이들 뒤로 노선영이 역주하고 있다.
강릉 연합뉴스
백 감독은 경기 전날 노선영이 원해서 마지막 자리에 넣었다고 말했지만, 노선영은 SBS와 인터뷰에서 “시합 당일날 워밍업 시간에 어떻게 하기로 했느냐 물어보셔서 저는 처음 듣는 얘기인데요 했더니…”라며 반박했다.

이미 여자 팀추월은 노선영이 애초 빙상연맹의 행정실수로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불화가 예견됐다.

출전권을 놓친 노선영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팀추월 훈련을 제대로 못 했고, 김보름 등 특정 선수들이 훈련의 특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노선영이 대표팀에 재합류하면서 팀추월팀이 다시 꾸려졌지만 좋은 팀워크를 갖출 시간은 부족했다.

결국, 출발부터 삐걱 소리를 낸 여자 팀추월은 최악의 모습까지 보여주면서 실패로 끝났고, 더군다나 작전을 놓고 진실공방까지 벌어지는 황당한 상황이 됐다.

팀추월 진실공방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올림픽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거짓말의 당사자가 드러나면 후폭풍도 거셀 전망이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은 선수를 앞세워 상대 진영에 상처를 주기 위한 파벌 싸움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공교롭게도 최근 빙상계 파벌 싸움의 대상자로 지목되는 사람들 모두 한국체대 동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체대-비(非)한국체대로 양분됐던 빙상계 파벌 싸움이 이제는 일부 빙상 관계자나 지도자 자신들의 이권에 맞춰 선수를 앞세운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결국, 피해는 선수의 몫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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