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초 차… ‘깜짝 銀’

입력 : 2018-02-19 23:32 ㅣ 수정 : 2018-02-20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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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규, 빙속 男 500m 쾌거
16년 만에 올림픽 타이 기록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벅차다”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42로 ‘깜짝 은메달’을 딴 차민규가 19일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트랙을 돌며 환호하는 관중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차민규는 이날 올림픽 타이 기록을 세웠지만, 이후에 나온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34초41)에게 단 0.01초 차이로 밀려 준우승했다. 강릉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42로 ‘깜짝 은메달’을 딴 차민규가 19일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트랙을 돌며 환호하는 관중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차민규는 이날 올림픽 타이 기록을 세웠지만, 이후에 나온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34초41)에게 단 0.01초 차이로 밀려 준우승했다.
강릉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100분의1초, 깻잎 한 장 차이였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이후 8년 만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금메달이 나올 뻔했다. 그래도 16년 만에 올림픽 타이 기록으로 ‘깜짝 은메달’이었다. 한국 빙속의 ‘비밀 무기’가 제대로 사고를 쳤다.


차민규(25)가 19일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42로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34초41)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선두와의 격차는 0.01초, 그야말로 간발의 차였다. 동메달은 중국의 가오팅위(34초65)에게 돌아갔다.

14조 아웃코스에서 레이스를 펼친 차민규는 출발 총성과 함께 출발해 첫 100m를 9초63에 끊었다. 초반 100m 기록이 그리 좋지 않았지만 힘차게 얼음을 지치면서 스피드를 끌어올렸고, 남은 400m를 24초79에 끊어 34초42로 결승선을 밟았다.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에서 작성된 올림픽 기록과 타이였다. 지난해 12월 캐나다 캘거리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7~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3차 대회 500m에서 작성한 자신의 시즌 최고 기록(34초31)에 육박하는 빼어난 레이스였다.

사실 그는 ‘마의 1500m’에서 동메달을 딴 김민석과 깜짝 메달을 안겨줄 다크호스로 기대됐다. 올림픽을 앞두고 빙상계 안팎에서는 “월드컵 세계 랭킹 17위 차민규가 심상치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만큼 올림픽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그는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벅차다. 3위 안에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은메달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며 “목표를 달성해 기분 좋다”고 웃었다. 또 “처음엔 올림픽이라는 게 실감 나지 않았는데 경기장에 들어선 관중들의 응원 덕에 힘을 냈다”며 팬들에게 감사를 보냈다.
차민규에 뒤를 이어 16조에서 경기를 치른 로렌첸은 초반 100m를 차민규보다 느린 9초74로 뛰었지만, 나머지 400m를 24초67에 주파하면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70년 만에 노르웨이에 안긴 500m 금메달이었다.

차민규와 500m에 함께 출전한 차세대 단거리 기대주 김준호(23)는 초반 실수에도 불구하고 12위, 밴쿠버 금메달리스트 모태범(29)은 16위에 자리했다. 모태범은 “스타트는 좋았지만, 그게 다였던 것 같다. 그래도 2014년 이후 슬럼프에서 벗어난 것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강릉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강릉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8-02-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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