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 ‘평창 외교 결례’ 펜스 부통령에 “돌아오지 마라”

입력 : ㅣ 수정 : 2018-02-1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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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보인 ‘무례한 행동’에 대해 미국 네티즌들이 “부끄럽다”며 비난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부부 마이크 펜스(오른쪽) 미국 부통령과 부인 캐런 펜스 여사가 지난 9일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미국 선수단이 입장하자 손을 흔들고 있다. 백악관 인스타그램

▲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부부
마이크 펜스(오른쪽) 미국 부통령과 부인 캐런 펜스 여사가 지난 9일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미국 선수단이 입장하자 손을 흔들고 있다. 백악관 인스타그램

미국 백악관은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13일(현지시간)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지난 9일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펜스 부통령과 부인 캐런 펜스 여사가 미국 선수단의 입장에 손을 들어보이는 장면이었다.


이 사진에는 5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펜스 부통령의 외교 결례를 지적하는 비판적 댓글이 다수였다. 올림픽 개회식에서 펜스 부통령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 1부부장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철저히 외면했다.

펜스 부통령 부부는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 부부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이에 나란히 앉았다. 바로 뒷자리에 앉은 김 부부장과 김 위원장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남북 선수단 입장에 굳은 표정으로 앉은 펜스 미 부통령 문재인(왼쪽) 대통령과 김정숙(왼쪽 두 번째) 여사가 9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해 남북 단일팀 선수 입장에 박수를 치고 있다. 오른쪽은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 내외. 뒤는 손 흔드는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2018.2.9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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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 선수단 입장에 굳은 표정으로 앉은 펜스 미 부통령
문재인(왼쪽) 대통령과 김정숙(왼쪽 두 번째) 여사가 9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해 남북 단일팀 선수 입장에 박수를 치고 있다. 오른쪽은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 내외. 뒤는 손 흔드는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2018.2.9 연합뉴스

이어 펜스 부통령은 개회식의 하이라이트였던 남북 공동선수당의 입장 때 일어서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북측 대표단을 비롯해 개회식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은 모두 기립해 박수를 보냈지만 펜스 부통령 부부는 내내 굳은 얼굴로 정면을 응시했다.

미국 언론과 민주당 의원 일부는 펜스 부통령의 이런 행동을 외교적 결례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백악관 인스타그램에도 같은 맥락의 비판 댓글이 많았다. A씨는 “스포츠 이벤트에서 일어나서 예의를 표시하지 않고 저항의 의미로 또는 정치적 행동으로 앉아 있거나 무릎을 꿇는 행동은 옳지 않다. 나는 우리나라가 자랑스럽지만 이 나라 지도자는 하나같이 모두 부끄럽다”고 적었다.

B씨는 “펜스가 남북한 선수단 공동 입장 때 일어나지 않은 것이 사전에 조율된 행동이었는지 의문이다. 펜스는 마땅히 일어났어야 했다”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은 펜스 부통령이 지난해 국민의례를 거부한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에게 항의하는 뜻으로 관람석을 박차고 나간 일을 끄집어냈다.
무릎꿇기 퍼포먼스 지난해 10월 8일(현지시간)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미국프로풋볼(NFL) 경기에서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선수들이 무릎꿇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7.10.8 AP=연합뉴스

▲ 무릎꿇기 퍼포먼스
지난해 10월 8일(현지시간)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미국프로풋볼(NFL) 경기에서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선수들이 무릎꿇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7.10.8 AP=연합뉴스

펜스 부통령은 지난해 10월 인디애나주에서 열린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경기를 관람하러 갔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선수 20여명이 국가 연주 때 무릎을 꿇은 채 국민의례(오른손을 가슴에 올리는 자세)를 거부하자 펜스 부통령 부부는 곧바로 경기장을 나갔다.

NFL의 무릎꿇기는 소수인종에 대한 경찰의 폭력에 항의하는 뜻의 퍼포먼스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대해 강하게 비난하며 선수 퇴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국민의례하는 펜스 부통령 부부 지난해 10월 8일(현지시간)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미국프로풋볼(NFL) 경기에서 마이크 펜스(왼쪽) 미국 부통령과 부인 캐런 여사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7.10.8 AP=연합뉴스

▲ 국민의례하는 펜스 부통령 부부
지난해 10월 8일(현지시간)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미국프로풋볼(NFL) 경기에서 마이크 펜스(왼쪽) 미국 부통령과 부인 캐런 여사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7.10.8 AP=연합뉴스

네티즌 C씨는 “국민의례를 하지 않고 국가가 연주될 동안 무릎을 꿇는 게 문제라면서 다른나라의 국가가 연주될 때 앉아있는 것은 괜찮다는 건가”라며 반문했다.

펜스 부통령에 대한 악의적인 댓글도 적지 않았다. “부통령 부부의 무례함이 너무 부끄럽다. 그냥 집에 있는 편이 나았을 거다”, “마이크 펜스는 전세계의 수치다”, “펜스가 미국으로 올 때 탈 비행기가 추락했으면 좋겠다”, “제발 그냥 거기(한국에) 있어라”, “참을 성 없고 혐오스러운 얼간이”, “인간성의 형편 없는 예시” 등이다.

펜스 부통령 부부가 각각 한쪽 팔을 45도 각도로 뻗은 사진을 두고 “히틀러 같다”, “나치식 경례”라는 조롱도 나왔다.

펜스 부통령의 행동을 지지하는 댓글도 있었다. “부통령 부부가 자랑스럽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나온 게 협상을 하고 싶어서든 전세계와 북한 내부에 선전하기 위해서든 펜스의 행동은 옳았다”, “정신차려라. 북한 사람에겐 인권이 없다. 뚱뚱한 남자애가 그의 형과 삼촌을 죽이지 않았나. 당신들이 펜스를 맹비난하는 것처럼 북한에서 똑같이 행동한다면 즉시 처형당하거나 수용소에 보내질 것” 등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쇼트트랙 관람한 펜스 부통령 문재인(오른쪽)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왼쪽)이 지난 1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녀 쇼트트랙 예선을 함께 관람하며 이야기 하고 있다. 2018.2.10 펜스 부통령 공식 인스타그램

▲ 문재인 대통령과 쇼트트랙 관람한 펜스 부통령
문재인(오른쪽)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왼쪽)이 지난 1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녀 쇼트트랙 예선을 함께 관람하며 이야기 하고 있다. 2018.2.10 펜스 부통령 공식 인스타그램

펜스 부통령은 자신의 공식 인스타그램에도 평창올림픽과 관련한 사진과 글을 올렸다.

문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지난 1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여 예선전을 관람한 펜스 대통령은 이 사진과 함께 “내 친구, 문 대통령과 나란히 얼굴 맞대고 앉아 재능있는 한미 선수들의 경기를 볼 수 있어 영광이었다”면서 “문 대통령과 나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남한은 우리 미국과 동맹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서 있을 것”이라며 한미 동맹을 강조했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 등에 관한 메시지는 없었다. 펜스 부통령의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은 댓글달기를 허용하지 않았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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