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퀸, 평화 꽃피우다

입력 : 2018-02-10 00:32 ㅣ 수정 : 2018-02-10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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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박종아·정수현, 성화 들고 계단 뛰어올라… 흰색 드레스 김연아, 피겨 선보인 뒤 건네받아 최종 점화
단군부터 태극기까지 우리 문화 소개
드론 1218개로 개회식 오륜기 그려
한반도기 남북, 마지막 91번째 공동 입장
기수는 ‘남남북녀’ 원윤종·황충금
제23회 평창동계올림픽이 9일 막을 올렸다. 사진은 스케이트화를 신은 김연아가 성화 점화 직전 짤막한 쇼를 펼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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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3회 평창동계올림픽이 9일 막을 올렸다. 사진은 스케이트화를 신은 김연아가 성화 점화 직전 짤막한 쇼를 펼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평창은 ‘사람과 사람의 연결’이 평화란 메시지를 전했다. 사람과 사람이 마음을 열고 만나 소통하고 공감할 때, 모든 행동은 평화로 이어진다고 외쳤다. 1218개의 드론으로 올림픽 오륜기를 그리는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기술력을 뽐냈다. 여기에 ‘피겨 여왕’ 김연아(28)가 최종 점화자로 나서 짤막한 아이스쇼로 평창의 밤하늘을 밝혔다.
제23회 평창동계올림픽이 9일 막을 올렸다. 사진은 김연아가 점화한 성화가 철제 링을 타고 올라가 백자 모양 성화대의 불을 밝히고 있다. 평창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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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3회 평창동계올림픽이 9일 막을 올렸다. 사진은 김연아가 점화한 성화가 철제 링을 타고 올라가 백자 모양 성화대의 불을 밝히고 있다.
평창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김연아는 전성기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아름다운 피겨스케이팅을 선보이다 성화를 넘겨받았고, 달항아리 성화대에 불을 붙였다.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만 4개를 딴 쇼트트랙 전이경,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골프 박인비, 축구 스타 안정환에 이어 평창에서 단일팀을 이룬 여자 아이스하키 박종아(남측)와 정수현(북측)이 손을 맞잡고 성화를 넘겨 받아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둘이 나란히 계단을 뛰어올라 김연아에게 성화를 넘기는 장면도 개회식 메시지를 오롯이 담았다.
제23회 평창동계올림픽이 9일 막을 올렸다. 사진은 27년 만에 결성된 남북 단일팀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인 박종아(가운데)와 정수현(왼쪽)이 성화대 바로 앞에서 성화봉을 든 채 관중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평창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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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3회 평창동계올림픽이 9일 막을 올렸다. 사진은 27년 만에 결성된 남북 단일팀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인 박종아(가운데)와 정수현(왼쪽)이 성화대 바로 앞에서 성화봉을 든 채 관중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평창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개회식은 9일 오후 8시 정각 한 줄기 빛과 함께 평화의 종소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무대와 객석을 모두 얼음으로 변화시키면서 시작됐다. 강원도의 다섯 아이가 눈밭에서 수정구슬을 발견하고, 구슬 속 지도를 따라 과거로 통하는 신비한 동굴을 찾아갔다. 고구려 벽화 속 ‘사신도’에서 백호가 뛰쳐나와 아이들을 과거로 데려갔다. 청룡, 주작, 현무도 차례로 등장해 다섯 아이와 만났다.


사슴멧돼지, 꽃과 나비, 소나무와 해초, 메기와 물고기떼, 까마귀와 까치 등 자연과 동물이 한데 어우러지고 ‘불꽃’ 수레를 끄는 소를 따라 벽화 속 고구려 여인들이 춤을 췄다. 단군신화 속 웅녀와 하늘과 땅을 잇는 ‘인면조’, 평화를 가져오는 ‘봉황’ 등 신화 속 동물들이 나타나 축제에 동참했다. 이들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천문지도 ‘천상분야열차지도’를 밤하늘에 띄우는 등 한민족의 우수한 문화를 소개했다.

태극기가 우주 탄생의 원리를 담고 있음을 알렸다. ‘태고의 빛’처럼 텅 빈 무대에 장구 소리가 울려 퍼지자 빛들이 점점 거대한 기운을 형성했다. 장구 연주자들은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는 과정을 독창적인 리듬으로 표현했고, 무용수들은 ‘태극의 기운’을 춤으로 표현했다. 연주자들의 옷 색깔이 순식간에 빨강과 파랑으로 바뀌어 태극 문양을 이뤘다. 3만 5000여석을 메운 관중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올림픽의 상징 오륜기를 연출하는 장면도 백미였다. 촛불을 들고 평화의 비둘기를 만든 강원도 주민 1000여명이 드론을 날렸다. 드론들은 설원을 질주하는 스키어와 스노보더를 하늘에서 뒤따르다 화려한 조명과 함께 오륜기로 변신하며 밤하늘을 수놓았다.

이번 대회에는 92개국이 참가했지만 개최국 대한민국이 북한과 함께 입장해 91번째에서 끝났다.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의 남북 공동 입장은 2000년 시드니하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역대 열 번째이자 2007년 창춘(중국) 동계아시안게임 이래 11년 만이다. 개회식 직전 관동하키센터 믹스트존에서 남측 취재진을 만난 황충금은 “단일팀으로 참가한 게 단순히 경기라 생각하지 않는다. 하루빨리 북남이 통일되길 바라는 진심으로 참가했다”며 밝게 웃었다.

평창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평창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8-02-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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