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입력 : 2018-02-08 23:06 ㅣ 수정 : 2018-02-08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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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9시 10분 강원 강릉 컬링센터 관중석은 북적였습니다. 장혜지(21)·이기정(23)이 핀란드 팀과 예선을 치른 것이죠. 그런데 몇몇 관객은 자리에 앉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인터넷으로 예매해 일찌감치 입장했지만 좌석 뒤엔 ‘PRESS’ 스티커가 붙어 있었고 기자들이 그 좌석에 이미 앉아 있었습니다. ‘PRESS’ 좌석은 44개입니다.
8일 강원 강릉 컬링센터에 기자석을 뜻하는 ‘PRESS’ 스티커가 붙은 좌석들이 놓여 있다. 이날 일반석으로 판매돼 일부 관객이 경기 초반 서서 관람하는 불편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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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강원 강릉 컬링센터에 기자석을 뜻하는 ‘PRESS’ 스티커가 붙은 좌석들이 놓여 있다. 이날 일반석으로 판매돼 일부 관객이 경기 초반 서서 관람하는 불편을 끼쳤다.

8일 컬링 믹스더블 예선 세션 A가 열린 강릉 컬링센터에서 자리에 앉지 못한 채 통로에 서서 경기를 관람하는 중학생 단체 관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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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컬링 믹스더블 예선 세션 A가 열린 강릉 컬링센터에서 자리에 앉지 못한 채 통로에 서서 경기를 관람하는 중학생 단체 관객들.

여자 친구와 함께 통로에 서서 관람하던 함모(33)씨는 “자원봉사자에게 물었더니 기자석이라 앉을 수 없다고 답했다”면서 “한국 대표팀 첫 경기를 본다고 서울에서 새벽 4시에 출발했는데 경기 내내 서서 보게 생겼다”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경기 시작 20분 뒤에야 매니저가 와서 “‘PRESS’ 좌석은 메달 결정전 때만 기자석으로 쓰이고 예선전에서는 일반석으로 판매된다”고 설명했습니다. ‘PRESS’ 좌석에 앉은 기자들은 안내를 받아 옆 구역으로 옮겼죠.

일이 해결된 줄 알았는데 이번엔 경기장에 늦게 도착한 중학생 단체 관객 44명이 자리에 못 앉고 통로를 가득 메웠습니다. 기자들에게 안내한 구역도 이미 판매된 좌석이었던 것입니다. 네덜란드 공영방송 NOS의 요리스 판 덴 베르흐 기자는 “기자석이라 해서 앉았는데 두 차례나 쫓겨났다”면서 “애초에 ‘PRESS’라는 스티커를 붙이지 말았어야 한다”며 황당해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자원봉사자와 매니저가 경기장에 늦게 입장한 관객을 제대로 안내하지 못해 경기 중에도 한참 시끄러웠습니다. 일부 관객은 반짝이는 조명을 단 머리띠를 하고 있었는데, 컬링 경기장에서는 선수의 집중력을 흐트려 카메라 플래시도 끄는 게 에티켓입니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이들을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혼란은 티케팅 매니저와 관중 서비스 매니저, 언론 매니저가 제대로 소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조직위원회가 혼선을 빚으면서 선수들에게도 피해를 끼쳤죠. 경기 첫날 시행착오라고 넘기기엔 기본도 챙기지 못한 행태였습니다.

글 사진 강릉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8-02-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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