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석의 상상 나래] 졸업은 또 다른 시작이다

입력 : ㅣ 수정 : 2018-02-0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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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 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2월은 졸업 시즌이다. 많은 중·고등학교, 대학의 졸업식이 열린다. 요즘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나오는 경우도 졸업이라는 말을 건네곤 한다. 졸업식을 뜻하는 영어 단어 ‘커멘스먼트’(commencement)는 시작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많은 학생을 만나면서 그들의 고민을 들어줄 기회가 많았다. 취업도 걱정이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의 두려움이 더 큰 것 같다. 마치 온실에서 자란 나무가 바깥세상으로 나오는 것이니 전혀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것은 맞다. 학교에서 시험을 통해 경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직장생활의 경쟁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 버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젊은이들에게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를 이야기해 주고 싶다.

나는 한 회사에서 30여년의 오랜 시간을 보냈다. 엔지니어, 경영자로서 지내면서 하는 일은 세 번 바꾸었으니, 그때마다 직업이 바뀐 셈이다. 그동안 참으로 빠른 기술의 변화를 경험했다. 새로운 기술을 공부해 나가면서 새로운 일에 적응해 나갔다. 재직 기간에는 아날로그 기술에서 디지털 기술의 변화로 많은 제품의 복합화, 융합화가 이뤄지는 것을 지켜봤다. 그때에는 반도체 부품 개발에 참여했다. 그리고 꿈의 이동통신인 IMT200이 시작되던 1995년에 제품 개발 부서로 옮겨서 이동통신 부품의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했다. 그러고 나서 2009년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온 시기에 스마트폰 개발에 참여했다. 지금은 사물인터넷(IoT)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내가 대학을 졸업한 1980년대 초와 지금의 차이는 산업화 시대와 정보화 시대의 차이 혹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세상으로 변환되는 시기라는 데 있다. 지금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는 젊은이들은 더욱 많이 직업(하는 일)을 바꿔야 할지 모른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진실이 있다. 바로 세상은 변한다는 것이다. 나는 기술을 경험했지만, 무슨 일을 하든 늘 변화를 상정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신이 가장 중요하고 잘한다고 여겼던 일이 시간이 지나서 불필요한 일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지식이나 경험도 시기에 따라서 변해야 한다.

‘학이시습지불역열호.’(學而時習之不亦說乎) 논어 첫 번째 구절에 나오는 말이다. ‘배우고 때에 맞추어 익힌다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공자가 2500여년 전에 말씀하셨다고 한다. 여기서 주의 깊게 봐야 할 글자는 ‘때 시(時)’ 자다. 때에 따라서 세상의 변화를 잘 살펴보고 그에 따라 공부하라는 뜻이라 생각된다. ‘배울 학(學)’은 이론 공부, ‘익힐 습(習)’은 실습 공부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습은 실천의 의미가 있다. 시기에 따라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부를 해야 한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게 되면 새로운 공부가 필요하다. 학교에서 배우는 교육이 아닌 세상살이에 필요한 공부가 진짜다. 학교에서 배우는 공부는 기초이고 기본이다. 극히 일부분이다. 책만 보는 것이 공부는 아니다. 사람을 사귀고 타인과 도움을 주고받는 것 모두를 스스로 해 내어야 한다. 세상 공부는 더 넓고 크다.

사회생활에서의 적응은 일만 잘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일은 필요한 요소이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일과 인간관계를 동시에 생각해야 한다. 늘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힘든 일도 많이 있게 된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그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인생은 일 그 자체다. 일은 때로는 스트레스의 주범이 되지만, 일은 귀중한 것이고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다. 일을 통해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곤 한다.

또한 좋은 인간관계는 함께 일하는 사람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다. 나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나는 회사에서 많은 일을 하면서 큰 성과를 냈지만, 이 모든 것이 나의 힘으로만 이룬 것은 하나도 없다. 나의 주위에 있는 후배, 동료, 상사 그리고 내 가족의 힘이 컸다. 한 사람의 힘은 여러 사람의 힘을 당할 수 없다. 함께하면 멀리 간다는 말도 있다. 사회에서의 평생 공부, 인간관계를 위해 늘 노력하면 좋겠다. 졸업하는 젊은이들에게 축하를 보내며, 힘찬 새로운 출발을 응원해 본다. 졸업은 또 다른 시작이다.
2018-02-0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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