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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마이너리포트] 자메이카가 낳은 ‘쿨러닝’…이번엔 여성들이다

[평창 마이너리포트] 자메이카가 낳은 ‘쿨러닝’…이번엔 여성들이다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18-01-22 17:44
업데이트 2018-01-2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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봅슬레이 대표 빅토리안·러셀

루마니아 제치고 평창행 성공
썰매 ‘미스터 쿨 볼트’ 이름 붙여
자메이카 봅슬레이 여자 국가대표 자즈민 펜레이터 빅토리안(오른쪽)과 케리 러셀. 자메이카봅슬레이연맹 제공
자메이카 봅슬레이 여자 국가대표 자즈민 펜레이터 빅토리안(오른쪽)과 케리 러셀.
자메이카봅슬레이연맹 제공
1993년 개봉한 영화 ‘쿨러닝’은 자메이카 봅슬레이 남자 국가대표팀의 동계올림픽 출전기를 다뤄 인기를 끌었다. 열대국가 선수들이 1988년 캘거리동계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좌충우돌한 이야기를 감동과 웃음으로 녹였다. 평창에선 이들의 후예들이 ‘여성판 쿨러닝’을 예고하고 있다.

자즈민 펜레이터 빅토리안(32)과 케리 러셀(28)로 이뤄진 자메이카 여자 봅슬레이 대표팀은 최근 루마니아를 제치고 평창 티켓을 땄다. 자메이카는 2014년 소치 대회까지 동계올림픽에 선수 11명을 내보냈지만, 여자로선 빅토리안과 러셀이 처음이다.

빅토리안은 소치 대회 때 미국 여자 봅슬레이 대표로 출전해 11위를 차지한 경험이 있다. 이듬해 아버지 국적을 따라 자메이카로 귀화, 평창 대회를 준비했다. 러셀은 육상 선수 출신이다. 2013년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4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봅슬레이 경험이 많은 빅토리안은 썰매를 조종하는 ‘파일럿’, 스피드가 좋은 러셀은 썰매를 밀고 멈추는 ‘브레이크우먼’ 역할을 한다.

둘은 자신들의 썰매에 ‘미스터 쿨 볼트’라는 이름을 붙였다. 쿨러닝과 자국 출신 세계 최고 단거리 육상 선수 우사인 볼트의 성을 합친 것이다. 러셀은 평창 출전을 굳힌 후 “봅슬레이 선수로 올림픽에 갈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고 의미 있는 여행이 될 것”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빅토리안·러셀 조는 지난해 12월 독일 윈터버그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4차 대회에 출전해 7위를 차지했다. 이어 5~8차 대회 11~18위에 올랐고, 640포인트를 쌓아 랭킹 18위에 자리하고 있다. 주니어 팀을 제외하면 최하위 수준이지만, 그들이 트랙에서 발휘한 열정은 랭킹 1위에게 뒤지지 않는다.

자메이카뿐 아니라 나이지리아 여자 봅슬레이 대표팀도 평창 출전권을 따내 화제다. 세운 아디군(30)과 응고지 오누메레(25), 아쿠오마 오메오가(25)로 구성된 팀이 주인공이다.

육상 선수 출신으로 2012년 런던올림픽 100m 허들을 뛰었던 아디군이 동료였던 오누메레와 오메오가를 설득해 팀을 꾸렸다.

부모가 나이지리아인이지만 시카고에서 태어나 미국 국적도 갖고 있는 아디군은 2015년 미국 봅슬레이 대표팀으로 잠시 활동했다. 이들은 장비 구입과 대회 출전 경비를 인터넷 후원금으로 마련해 더욱 주목을 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8-01-2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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