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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저녁 휴대폰 개통 사라질까’…전산 시간단축 논란

‘평일 저녁 휴대폰 개통 사라질까’…전산 시간단축 논란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1-22 09:11
업데이트 2018-01-2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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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이통사, 고객가입 가능시간 08~22시→09~18시 축소 논의“근무환경 개선” vs “고객 불편·매출 감소”…의견 엇갈려 ‘평행선’

국회와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을 논의 중인 가운데 통신사의 고객 가입용 전산네트워크 운영시간 단축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서울 용산의 한 휴대전화 매장에서 관계자가 휴대전화 모형을 정돈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용산의 한 휴대전화 매장에서 관계자가 휴대전화 모형을 정돈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동통신 3사와 정부는 작년 말부터 전산운영 시간 단축을 검토해 왔지만, 통신사별 입장이 엇갈리는 데다 유통업계에서도 삶의 질 향상과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맞서면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일주일 최장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통사의 전산 단축 논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현재 검토되는 안은 현행 오전 8시∼오후 10시(번호이동은 오전 10시∼오후 8시)인 전산 운영시간을 오전 9시∼오후 6시로 줄이는 것이다.

이통 3사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작년 11월부터 이러한 안을 논의해 왔지만, 의견이 엇갈리며 합의를 보지 못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통 3사와 유통업계의 의견을 수렴 중이며, 작년 말과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며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SK텔레콤이 전산 단축에 가장 적극적인 반면 LG유플러스는 소극적인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직원들의 ‘삶의 질’ 향상을 내세우고 있지만, 인건비 감축과 시장 점유율 방어라는 계산도 깔렸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전산운영 시간이 줄어들게 되면 근무 시간이 줄어들고, 통신사로서는 그만큼 인건비에 들어가는 돈을 줄일 수 있다. 최저임금이 올라간 상황에서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회사는 근로시간 단축이 더욱 절실하다.

고객 수요가 많은 평일 저녁 시간에 업무를 안 하게 되면 시장의 변동성도 줄어든다. SK텔레콤처럼 기존 시장 지배적 사업자에게 유리하다는 의미다. 거꾸로 LG유플러스 등 후발주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추격의 기회가 줄게 된다.

전산운영이 단축되면 고객 불편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오후 6∼8시는 가장 붐비는 시간대로 고객 상담 요청이 급증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통점 직원들의 과도한 근무량을 고려하면 전산운영 단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현재 유통점 직원들은 전산운영 시간에 맞춰 주 6일, 84시간 이상 근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 유통점 직원은 “개인 매출 목표를 채우기 위해 저녁 늦게까지 영업을 하다 보니 식사를 제때 챙기기 힘들다”며 “전산 단축에는 찬성하지만, 회사 매출 목표 달성을 위해 쉽게 바뀌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막상 유통업계 내부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집단상가 등에서는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일선 소규모 매장에서는 3사 모두 일괄적으로 전산 운영을 단축한다면 근무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떴다방식’ 불법 보조금이 저녁 시간대 집중적으로 등장하는 점을 고려하면 전산운영 단축이 유통 질서 확립에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박희정 연구실장은 “유통점에서도 입장이 엇갈리고 의견이 분분해 조만간 회원사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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