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태석 신부 따라 한국에서 의사의 꿈 키운 남수단 유학생

입력 : ㅣ 수정 : 2018-01-1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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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남수단의 작은 마을 톤즈에서 인도주의를 몸소 실천한 고(故) 이태석 신부. 고인의 주선으로 국내 의과대학에 진학한 남수단 출신 유학생이 곧 졸업한다.
남수단의 작은 마을 톤즈 출신의 유학생 토마스 타반 아콧씨. 부산 인제의대 제공

▲ 남수단의 작은 마을 톤즈 출신의 유학생 토마스 타반 아콧씨.
부산 인제의대 제공

이 유학생의 이름은 토마스 타반 아콧(33)씨. 토마스씨는 오는 15일 부산 인제의대에서 열리는 제34회 학위수여식에서 예정된 히포크라테스 선서 및 동창회 입회식에 참여한다.

토마스씨는 영화 ‘울지마 톤즈’로 많이 알려진 고 이태석 신부의 초청으로 2009년 12월 한국에 들어왔다. 입국 후 2년 동안 연세대 한국어학당과 중원대에서 한국어 공부에 매달렸고, 2011년 3월 인제의대 외국인 특별전형으로 입학해 이 신부의 발자취를 따라 의사의 길을 걸었다.

두 사람은 2001년에 처음 만났다고 한다. 이 신부가 톤즈에서 미사를 봉헌할 때 토마스씨는 신부를 돕는 복사를 맡았던 학생이었다.

토마스씨는 “신부님을 따라다니면서 아픈 사람들에게 약을 나눠주는 일을 도왔다. 병에 걸려도 치료약이 없어 돌아가시는 분들이 있었는데, 그땐 제가 너무 어려서 해줄 수 있는 일도 없고 마음이 아팠다”면서 “환자를 위해 헌신하는 신부님을 보면서 막연히 의사의 꿈을 키웠다”고 국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당시 이 신부는 자신을 본보기로 삼아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을 돕고 싶어 했던 토마스씨와 존 마옌 루벤(31)씨를 눈여겨보고 수단어린이장학회와 국내·외 후원자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두 사람을 한국으로 불렀다. 토마스씨는 “신부님이 왜 나에게 이런 기회를 줬는지 얘기해준 적은 없지만, 나를 그만큼 믿어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향을 떠나 낯선 곳에서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된 6년 간의 의대 교육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토마스씨는 “한국어는 영어랑 완전히 달라서 배우기 어려웠는데, 부산에서는 사투리까지 쓰니까 만만치 않았다”면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공부 잘하는 동기들에게 물어보거나 교수님을 찾아다니기도 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지난 8년 동안 고향에는 딱 세 번만 다녀왔다는 토마스씨. 마지막으로 간 때는 지난해 2월이었다. 각혈 증상으로 약을 받아왔다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서다. 토마스씨는 “아직 톤즈에는 실력 있는 의사가 많이 없어 사람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좋은 의사가 돼서 가족이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간단한 치료조차 받지 못해 목숨을 잃는 사람들을 자주 목격한 토마스씨는 훌륭한 외과 전문의가 돼 남수단으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올해 의사 국시를 치르고 있다.

간호사인 어머니를 보며 의사의 꿈을 키운 존씨도 내년에 예정된 의사 국시 합격을 목표로 학업에 열중하고 있다. 꿈은 내과 전문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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