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래치 스스로 치유하는 스마트폰 보호필름 나온다

입력 : ㅣ 수정 : 2018-01-1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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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연구원 ‘현존 최고 수준 물성’ 신소재 원천기술 개발“절단 후 6시간이면 원래 기능 회복…다양한 분야 응용 기대”
한국화학연구원은 실온에서 자가치유 기능을 갖는 엘라스토머 신소재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자가치유 기능은 소재가 스크래치나 절단 같은 외부 상처를 스스로 회복하는 능력을 뜻한다.


할리우드 영화 ‘터미네이터 T-1000’이나 ‘더 울버린’에는 상상력이 가미된 이런 기능의 고분자 소재가 등장한다.

자가치유 소재가 스마트 보호필름 등으로 상용화되기 위해선 20∼30도의 실온에서도 그 기능을 발현하도록 하는 게 관건이다.

기존 소재의 경우 고분자 움직임이 자유로워 자가치유 기능은 있지만, 기계적 강도가 약해 상용화가 어려웠다.

실온에서 자가치유 기능과 기계적 강도를 동시에 만족하는 신소재 개발은 이런 이유로 전 세계에서 앞다퉈 진행 중이다.

황성연·박제영·오동엽 화학연 융합화학연구본부 바이오화학연구센터 공동연구팀이 다룬 신소재는 엘라스토머다.

엘라스토머는 외력을 가해 잡아당기면 늘어나고, 외력을 제거하면 본래의 길이로 돌아가는 성질을 지닌 고분자다.

연구팀은 강도가 높은 소재에 자가치유 기능을 부여하는 방식을 택했다.

기존 상업화 소재인 열가소성 폴리우레탄 기본 골격에 황 화합물을 설계한 건데, 실온에서 복분해 반응(두 종류의 화합물이 성분을 교환해 새로운 두 종류의 화합물을 만드는 것)이 잘 일어나도록 했다.

화합물 구조에서 단단한 부분(하드 세그먼트)의 밀집도를 낮추는 한편 ‘링-플립 현상’이 일어나는 물질을 적용해 자가치유 기능이 우수할 수 있도록 고분자 구조를 디자인했다.

링-플립은 고리 모양의 포화탄화수소를 기본으로 하는 화합물이 상온에서 의자·보트 모양 형태로 번갈아 바뀌며 입체 구조를 변화하는 반응이다.

고분자 확산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얻은 신소재는 절단·재접합 후 실온에서 2시간 만에 원래의 기계적 강도를 80% 이상 회복했다.

6시간 후에는 완전히 돌아와 5㎏의 아령을 들 수 있을 정도로 높은 기계적 강도를 보였다.

박제영 박사는 “기존에 많이 알려진 열가소성 폴리우레탄 화학구조에서 고분자 구조 설계를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새롭게 만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상온 자가치유 기능을 부여했다”고 말했다.

이 고분자 강도는 스페인 CIDEC 연구소가 구현한 세계 최고 물성(13 MJ/㎥)을 2배 웃돌 만큼 높다(26.9 MJ/㎥)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 신소재가 자동차 도장, 스마트폰 보호필름, 4차 산업용 센서 소재 등에 응용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센서의 경우 스크래치가 나면 30분 안에 상처를 회복해 전기적으로 자동 복구된다.

스마트 보호필름은 표면에 스크래치가 나더라도 가만히 놔두면 스스로 새것처럼 돌아오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부연했다.

황성연 박사는 “새로운 연구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도 상업화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결과”라며 “기본 화학구조 디자인에서부터 고분자 중합, 상온 자가치유 능력 분석, 센서 적용 연구까지 완성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연구는 울산지역 경제협력권산업육성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성과는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올해 첫 번째 간행물(2일 자) 전면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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