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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성 헌재소장 “헌법 바뀌면 헌재 결정도 바뀌어야”…반론 부글 왜

이진성 헌재소장 “헌법 바뀌면 헌재 결정도 바뀌어야”…반론 부글 왜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8-01-07 14:03
업데이트 2018-01-07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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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성(62·사법연수원 10기) 헌법재판소장이 “헌법이 개정되면 그동안의 헌재 결정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개헌 방향에 따라 종교적 신념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와 낙태 행위 처벌 등에 대한 헌재의 기존 판단도 사회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헌재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8시간 동안 대통령이 모습을 보이지 않은 데 대해 성실 직책수행 의무 위반으로 질타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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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성 헌법재판소장 연합뉴스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연합뉴스
이진성 헌재소장은 지난 5일 저녁 기자간담회에서 “헌법이 바뀌면 새 헌법에 따라서 재판을 해야 한다”며 “헌법이라는 것이 항상 불변은 아니고, 사회 현실을 반영한 헌법이 생기면 그것을 반영한 결정이 바로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간통죄가 합헌이다가 위헌이 된 것처럼 헌법재판은 사회 변화를 수용할 줄 알아야 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며 “헌법이 모두 불변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헌법이 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사회 상황의 변화에 따라 헌재의 결정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헌재소장은 현재 국회에서 진행되는 개헌 논의와 관련해서는 “아직은 논의를 시작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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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성 헌재소장 출입기자들 산행
이진성 헌재소장 출입기자들 산행 이진성 헌법재판소장(가운데)이 지난 5일 오후 2018년 새해를 맞아 출입기자들과 함께 인왕산 자락길을 오르고 있다. 2018.1.7
헌법재판소 제공=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대통령의 ‘성실 직책수행 의무’ 위반을 지적한 보충의견을 내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처음 입을 열었다.

이 헌재소장은 “변론에서 증인으로 나온 김규현 전 대통령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대통령이 (참사 당일) 오전에 너무 바빠서 확인을 못 했다’는 식으로 증언했는데 그것이 대통령의 직무유기를 인정한 셈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증언 등을 토대로 탄핵심판 결정문에 “400명이 넘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중대하고 급박한 위험이 발생한 그 순간에 박 전 대통령은 8시간 동안이나 국민 앞에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보충 의견을 밝혀 박 전 대통령의 불성실을 질타했다.

한편 헌재는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과 ‘낙태죄 사건’, ‘한일 위안부 합의 사건’ 등 사회적 이목을 끄는 굵직한 사건들의 처리가 밀려있는 상황을 고려해 재판 심리를 서두르고 있다.

이 헌재소장은 “통상 1월에는 평의(재판관들이 사건 쟁점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검토하는 회의)를 안 하는데 올해는 1월에도 하고 있다”며 “9월이 되면 5명의 재판관의 임기가 종료되기 때문에 시간이 있을 때 일을 해두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헌재소장을 비롯해 김이수, 안창호, 김창종, 강일원 재판관은 9월 19일 임기가 종료된다.

이 헌재소장의 발언에 대해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아이디 ‘toto****’는 “사회가 변화하면 판단도, 법도 변화하는 법”이라며 이 헌재소장의 발언을 옹호했다. ‘enia****’은 “세상의 변화도 읽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새해 들어 바르고, 정의로운 소식이 많이 들렸으면 한다”, ‘jeon****’는 “동의한다. 헌법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고 보편적 국민 편에 있기를 바란다. 법위에 군림하는 강자들에 경종을 울렸으면”이라며 찬성했다.

반면 ‘song****’는 “법이 공정해야 나라가 사는데 정권에 빌붙어 법의 잣대를 들이대니 그걸 법이라 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고, ‘mepe****’는 “법관은 법에 따라 판결하면 되는 것이지 뭘 벌써부터 헌법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예상하면서 설레발을 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네”고 지적했다. ‘piel****’는 “사회가 바뀐 게 아니라 정권이 바뀌었다고 하셔야 한다”고 꼬집었다. ‘bmw9****’는 “똑같은 사실 관계에서 형량들이 고무줄처럼 예쁜 놈은 조금, 미운 놈은 많이 주겠다는 것이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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