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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희, 폭행으로 쇼크사 가능성…약도 안 주고 걷어찬 친부

준희, 폭행으로 쇼크사 가능성…약도 안 주고 걷어찬 친부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18-01-05 20:24
업데이트 2018-01-05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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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산에 암매장 됐던 고준희(5)양이 폭행으로 숨졌을 수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중간 부검 소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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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으로 쇼크사 가능성
폭행으로 쇼크사 가능성 고준희양 친부 고모씨(37)가 4일 자택인 전북 완주군 한 아파트에서 ’고준희양 사체유기’에 대한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뉴스1
5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국과수는 외부 충격으로 인한 2차 쇼크사 가능성을 경찰에 통보했다. 중간 부검 결과 흉부 안쪽에 장기 손상으로 인한 출혈 가능성이 있고, 이를 방치하면 혈압이 떨어져 사망에 이른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은 8개월 동안 야산에 매장돼 부패한 준희양 시신에서 출혈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친부 고모(37)씨가 “준희가 숨지기 전에 발목과 등을 여러 차례 밟았다”고 진술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준희양 몸통 뒤쪽 갈비뼈 3개가 부려져 있던 점은 쇼크사 추정을 뒷받침한다. 전문가들은 장기 손상으로 인한 흉강 출혈이 있었다면 통상 목이 마르거나 거동이 불편하고 호흡이 고르지 않은 증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준희양은 폭행을 당한 뒤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고씨에게 물을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준희 양 사망 추정 전날인 지난해 4월 25일경 완주군 봉동읍 고씨의 집에서 준희 양의 등을 발로 차고 밟는 등 수차례 폭행하는 학대 행위가 이어지면서 준희 양의 호흡이 불안정해지고 의식을 잃는 상황이 반복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앓는 준희양이 끼니를 거르자, 고씨는 약을 주는 대신 ‘왜 말을 안 들어’라며 딸의 발목을 밟았다. 준희 양은 고씨로 인해 복숭아뼈를 밟히고 치료를 받지 못해 피고름이 외부로 튈 정도로 악화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걷지도 못하고 기어 다닐 수밖에 없었는데 고씨는 그런 준희양의 등을 수차례 밟고 걷어찼고 의식을 잃는 상황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고씨는 전일 진행된 현장 검증에서 시신을 암매장하기는 했지만, 딸을 살해하지 않았고 자신들의 폭행과 학대로 인해 숨진 것도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쇼크사 가능성은 중간 소견일 뿐이다. 늦어도 오는 12일 이전에 정확한 부검 감정서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고씨와 내연녀는 집을 비운 사이 준희양이 사라졌다며 거짓으로 실종신고를 했다. 좁혀오는 수사망에 압박을 느낀 고씨는 “준희를 땅속에 묻었다”며 시신 유기와 학대를 털어놨다. 내연녀 이씨와 그의 어머니 김씨도 경찰의 거듭된 추궁에 준희양 시신 유기에 가담한 사실을 실토했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군산 한 야산에 묻힌 준희양 시신을 수습했다. 친부 고씨와 내연녀 이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시신 유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영유아 보육법 위반 등 혐의로 5일 검찰에 송치했다. 고씨와 준희양 시신을 함께 유기해 구속된 김씨도 이와 비슷한 혐의를 적용하겠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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