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감시받는 ‘위챗 전자신분증’

입력 : 2018-01-03 22:48 ㅣ 수정 : 2018-01-03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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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관엔 “대화 저장·당국 보고”…국민 감시 ‘빅브러더’ 사회 우려
10억명 이상 사용하는 메신저
스마트폰 얼굴 인식 공안 전송
관공서 업무·항공기 예약 등 가능


중국에서 10억명이 사용하는 메신저 서비스 웨이신(微信·위챗)이 ‘전자신분증’ 역할까지 하게 되면서 국가와 대기업이 국민을 시시각각 감시하는 ‘빅브러더’ 사회의 도래가 현실화하고 있다. 중국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안면 인식, 모바일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인 데 반해 프라이버시 보호 인식은 빈약해 감시 사회 탄생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3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새해 들어 위챗으로 국가가 발급하는 주민증을 대체하는 전자신분증 서비스가 본격 실시되고 있다. 지난해 광둥성 광저우시와 위챗 제공업체 텐센트가 시범적으로 스마트폰으로 신분을 증명하는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국가의 정식 전자신분증 정책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위챗 계정이 있는 중국 국민이면 누구나 전자신분증 발급 센터인 왕정(網證)에 접속해 발급받을 수 있다. 전자신분증을 발급받은 후 스마트폰으로 얼굴인식을 하면 공안국 빅데이터에 등록된 기존 신분증과 몇 초 만에 자동으로 대조가 이뤄진다. 스마트폰에 담긴 전자신분증 하나로 실명 인증, 관공서 업무, 호텔 체크인, 항공기 및 기차 예약 등을 처리할 수 있다. 신화통신은 “전자신분증은 공안국의 데이터 기밀화로 해킹이 불가능하다”면서 “스마트폰을 잃어버렸을 때는 전자신분증의 비밀번호만 바꾸면 기존 인증서가 소멸돼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채팅 기록뿐만 아니라 모바일 페이 사용에 따른 금융정보까지 담긴 위챗 정보와 공안국의 신원정보가 결합하면서 중국 정부와 텐센트는 중국 국민 대다수를 쉽게 감시할 수 있게 됐다. 민영자동차 회사인 지리(吉利)자동차 회장 리수푸(李書福)는 신년사에서 “중국에서 사생활 보호는 사실상 없다”면서 “이제 마화텅(텐센트 창립자)이 우리의 위챗을 매일 들여다볼 것”이라고 비판했다. 텐센트는 “위챗 대화 기록은 사용자의 휴대전화와 컴퓨터에만 저장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명보에 따르면 위챗 약관은 “사용자의 개인 자료와 대화 내용은 보관되며, 법에 저촉되는 내용은 관계 기관에 보고한다”고 돼 있다.

한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어릴 적 사진으로 소재 추적이 가능한 시스템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해당 인물의 어린 시절 사진을 스캔해 분석한 다음 자동으로 해당 인물의 휴대전화 번호, 신분증 번호 등 개인 자료와 함께 현재 모습까지 비춰 준다. 상하이 바이훙(白虹) 소프트웨어과기공사가 개발한 이 AI 시스템은 공안국의 범죄 예방 감시체계인 톈왕(天網) 폐쇄회로(CC)TV와 연계돼 목표 인물의 신원을 판별한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8-01-04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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