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짜리 고용지원금… 탈북민 부당해고 ‘부메랑’

입력 : ㅣ 수정 : 2018-01-0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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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5년차까지 고용 시 70만원
민간기업 서류 위조 등 2억여 편취
지원금 끝나면 해고… 수시 교체
제도 관리부실·허점에 악용 반복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의 안정적 자립을 위해 마련된 정부 지원금을 착복하는 행태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정부가 탈북민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놓고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는 바람에 탈북민들이 위장 취업과 부당 해고의 위기에 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성남중원경찰서는 지난 2일 탈북민을 고용한 것처럼 속여 통일부의 고용지원금 3900만원을 받아 챙긴 결혼중개업소 대표 강모(50)씨를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통일부는 민간기업의 탈북민 고용을 장려하기 위해 탈북민을 채용한 사업자에게 임금의 절반 범위(50만~70만원)에서 최대 3년간 고용지원금을 지급한다. 그러나 실제 노동 현장에서는 탈북민을 채용한 것처럼 꾸며 지원금을 가로채는 일이 적지 않다. 앞서 지난해 초 대구지방법원은 2016년 2월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에 탈북민이 근무했다며 거짓 서류로 고용지원금 1361만원을 받아 가로챈 김모(56)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경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도 2014년 1월 탈북민을 고용한 것처럼 속여 2000만원을 추가로 타낸 사회적기업 운영자 서모(50)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통일부가 2016년 국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2011~2015년 사업주들이 탈북민을 고용했다고 거짓 신고하고 받아 간 고용지원금이 2억 6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북민 이모(47)씨는 “탈북민의 고용 문제가 개선됐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화가 난다”면서 “탈북민 고용지원금을 받기 위해서 우리를 고용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라는 통보를 받았을 때 이유를 따져 보면 고용지원금이 더이상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로부터 고용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한국에 정착한 지 5년 미만인 탈북민으로 한정되다 보니 일부 사업주들이 지원금 대상자를 수시로 교체해 가며 회사를 운영하기도 한다. 탈북민 조모(44)씨는 “정부가 조밀하게 감시하지 못하니 탈북민들을 고용하지 않고 위장 취업을 시켜 돈만 빼돌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일갈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일부 사업주가 고용지원금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것을 사후 관리를 통해 시정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심사를 꼼꼼히 해서 이런 행태를 방지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통일부가 현재 단 한 명인 정부지원금 관리 직원을 증원하지 않는 한 현실성을 담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8-01-0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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