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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명 과학자들 중성자별 충돌 발견 ‘그레잇’

수천명 과학자들 중성자별 충돌 발견 ‘그레잇’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7-12-26 17:42
업데이트 2017-12-27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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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눈길 끈 과학 뉴스

2017년 정유년 한 해도 이제 닷새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과학계 역시 올해를 마무리하는 데 분주하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올해 최고의 연구성과’(Breakthrough 2017)를 선정해 발표했고 ‘네이처’는 올해 주목받은 과학자, 최고의 과학뉴스, 가장 많이 읽힌 논문, 가장 주목받은 과학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톱 10을 골랐다.

사이언스와 네이처가 선정한 과학계 소식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들은 중성자별 충돌 과정을 찾아낸 것과 잘못된 유전자를 정확하게 골라서 원하는 유전자만 골라서 치료하거나 제거할 수 있는 유전자 편집기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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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혁신적인 연구성과는 지난 8월 전 세계 천문학자들이 1억 3000만 광년 떨어진 은하에서 중성자별의 충돌 현상을 관측한 것이다. 이 관측이 ‘다중신호 천문학’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중성자별의 충돌 과정을 상상해 만든 것.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혁신적인 연구성과는 지난 8월 전 세계 천문학자들이 1억 3000만 광년 떨어진 은하에서 중성자별의 충돌 현상을 관측한 것이다. 이 관측이 ‘다중신호 천문학’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중성자별의 충돌 과정을 상상해 만든 것.
사이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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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중신호 천문학 시대

지난 8월 17일 미국의 중력파 검출기 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라이고)와 유럽 버고 검출기에 중력파가 검출됐다. 중력파 검출이 끝나고 2초 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운영하는 페르미 감마선우주망원경은 2초간 감마선 폭발 현상을 포착했다. 그 밖에 전 세계 곳곳에 설치된 전파망원경과 광학망원경은 11시간 뒤 약 1억 3000만 광년 떨어진 은하에서 중성자별의 충돌 현상을 관측했다.

전 세계 연구자 수천명이 중력파와 감마선, X선, 가시광선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동시에 관측한 이 연구는 사인스가 선정한 올해 가장 혁신적인 연구성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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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독자는 올해 최고의 연구성과로 ‘유전자 치료 기술의 가능성 확인’을 꼽았다. 미국 전국어린이병원 연구진은 척수성 근위축증이라는 희귀 유전병을 앓고 있는 3세 에블린 빌라렐에게 정맥주사를 이용해 문제의 유전자를 교체하는 유전자 치료를 성공시켰다.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 독자는 올해 최고의 연구성과로 ‘유전자 치료 기술의 가능성 확인’을 꼽았다. 미국 전국어린이병원 연구진은 척수성 근위축증이라는 희귀 유전병을 앓고 있는 3세 에블린 빌라렐에게 정맥주사를 이용해 문제의 유전자를 교체하는 유전자 치료를 성공시켰다.
사이언스 제공
약 1만 2000여명의 사이언스 독자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연구성과는 ‘유전자 치료의 승리’였다. 희귀 유전병인 ‘척수성 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에블린 빌라렐이라는 3세 소녀를 유전자 치료를 통해 낫게 한 사례는 투표 참여자 47%가 주목할 정도로 압도적 관심을 받은 연구성과였다.

상염색체 이상으로 나타나는 척수성 근위축증은 몸의 근력을 저하시키는 질환으로 신생아 6000~1만명 중 1명꼴로 나타나며 발병 시기에 따라 1~4형으로 나뉜다. 특히 생후 6개월 미만에 발병하는 1형은 가장 흔한 형태로 2세 이전에 숨진다. 미국 전국어린이병원 연구진은 정맥주사를 이용해 문제 유전자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치료해 좋은 성과를 거뒀고 치료받은 아이들 대부분이 건강을 회복했다고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11월호에 발표했다. 개선해야 할 부분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유전자 치료의 가능성을 보여 준 성과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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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가 선정한 올해의 과학자 데이비드 리우 미국 하버드대 교수. 리우 교수는 DNA 염기 하나만 정확하게 집어내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네이처 제공
네이처가 선정한 올해의 과학자 데이비드 리우 미국 하버드대 교수. 리우 교수는 DNA 염기 하나만 정확하게 집어내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네이처 제공
2. 유전자 핀셋기술 개발

‘네이처’는 기존 유전자 가위 기술보다 한층 더 정교해진 4세대 유전자 편집기술을 개발한 미국 하버드대 데이비드 리우 교수를 ‘올해의 인물’ 1위로 선정했다.

유전자 가위는 DNA의 특정부분을 자르고 붙이는 기술로 더 정밀하게 자르고 정확한 위치에 원하는 유전자를 끼워 넣는 것이 핵심이다. 리우 교수는 학생 때부터 유전자 편집 연구에 매달려 지난 10월 자연 상태에는 존재하지 않는 단백질을 이용해 정확하게 유전자 한 부분만을 편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논문을 발표했다.

리우 교수가 만들어 낸 기술은 정확하게 염기 하나만 찾아내 교정할 수 있게 한 기술로 시토신(C)을 티민(T)로 바꾸고 아데닌(A)을 구아닌(G)으로 바꾸는 데 성공해 과학계에서는 3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인 ‘크리스퍼-캐스9’을 뛰어넘은 ‘유전자 핀셋’기술을 개발했다고 극찬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간질이나 파킨슨병을 비롯해 각종 유전병의 절반 이상이 DNA에서 염기 하나가 뒤바뀌면서 생기는 만큼 리우 교수가 개발한 유전자 핀셋 기술은 DNA의 정교한 편집이 가능해져 유전병 치료의 획기적인 전기를 만들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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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과학자가 포함된 ‘시간결정 관측’ 연구는 네이처가 선정한 올해 가장 많이 읽힌 논문이다. 양자역학의 대칭성 파괴가 시간에서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처음 관측해 시공간에 대한 근본적 이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네이처 제공
한국인 과학자가 포함된 ‘시간결정 관측’ 연구는 네이처가 선정한 올해 가장 많이 읽힌 논문이다. 양자역학의 대칭성 파괴가 시간에서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처음 관측해 시공간에 대한 근본적 이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네이처 제공
3. 시간 대칭성 파괴

네이처가 선정한 올해 가장 많이 읽힌 논문은 지난 3월 미국 메릴랜드대와 하버드대 연구팀이 각각 발표한 ‘시간 결정(time crystal) 관측’에 관한 연구성과가 꼽혔다.3 특히 하버드대 연구팀에는 한국인 과학자인 최순원, 최준희씨가 포함돼 있어서 주목받기도 했다. 시간 결정은 2004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프랭크 윌첵 MIT 교수가 2012년 처음 제안한 개념으로, 물질의 대칭성이 공간을 기준으로만 깨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대해서도 깨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공간대칭성이 깨지는 것은 흔히 관찰됐지만 시간대칭성이 깨지는 것은 처음 관찰됐던 것으로 양자역학 분야에서 고정관념을 깨는 연구로 평가받았다. 이 연구는 시공간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뿐만 아니라 양자컴퓨터 개발을 위한 원천기술로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17-12-27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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