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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간 초저출산… 文 “정책 실패했다”

16년간 초저출산… 文 “정책 실패했다”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17-12-26 22:36
업데이트 2017-12-26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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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저출산 간담회 주재

“역대 정부 200조원 투입했지만
올 합계출산율 1.06~1.07 그쳐
기존 대책서 과감하게 벗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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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등장한 ‘삶이 먼저다’ 슬로건
처음 등장한 ‘삶이 먼저다’ 슬로건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첫 간담회에서 ‘삶이 먼저다’라는 기치로 발언하고 있다. 슬로건을 통해 선보인 글자 ‘삶’은 사람을 뜻하는 한자(人)와 함께 사용됐고 사람으로도 읽혀 ‘삶=사람’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정부는 그동안 국정 슬로건으로 ‘사람이 먼저다’를 사용해 왔다. 왼쪽부터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소담(온라인 영상매체 닷페이스 대표) 위원, 문 대통령, 장지연(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위원,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지금까지의 저출산 대책들은 실패했다. 충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하나하나 대책들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으나 그 대책들의 효과보다는 저출산·고령화가 확산되는 속도가 더 빨랐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제6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위원장 대통령) 간담회를 주재하고 “정부의 대책이 저출산을 제대로 따라잡지 못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출생자 수가 36만명 정도, 합계출산율은 1.06 또는 1.07 이렇게 될 거라고 한다”면서 “합계출산율이 1.3 미만이면 초저출산이라고 인정하는데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무려 16년 동안 초저출산 국가로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2005년에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제정하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출범시켰다”면서 “역대 정부가 모두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시행하고 그동안 투입된 예산을 합쳐 보면 200조원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저출산 문제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은 “기존 저출산 대책의 한계를 과감하게 벗어나 달라”면서 “이제는 출산 장려 대책을 넘어서서 여성들의 삶의 문제까지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선은 결혼하고 출산하고 육아하는 것이 여성들의 삶, 또 여성들의 일을 억압하지 않도록, 다르게 말하면 여성이 결혼, 출산, 육아를 하면서도 자신의 일과 삶을 지킬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근본적인 저출산 대책”이라고 말했다. 이런 취지에서 간담회는 ‘삶이 먼저다’라는 기치로 진행됐다.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사용한 슬로건으로, 그동안은 ‘사람이 먼저다’를 국정 슬로건으로 사용해 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삶=사람’이라는 상징도 선보였다.

문 대통령은 “한계를 성찰하면서 보다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게 우리 위원회의 할 일”이라며 “심각한 인구 위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2018년이면 우리나라의 65세 인구가 총인구의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본격 진입하는 것과 관련, 문 대통령은 “이대로 가면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2026년이 되면 초고령사회(고령인구 비율 20%)가 되며, 2031년이면 한국 총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한다”면서 “이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 경제가 어렵다는 차원이 아니라 한국의 근간이 흔들리는 심각한 인구 위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위원회에서 현상을 드러내면서 예산과 정책 집중의 우선순위를 왜 여기에 두어야 하는지 국민을 설득하고, 각 부처는 실행 대책을 잘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7-12-2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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