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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동시에 세균 감염돼도 동시에 사망하진 않는다 ”

국과수 “동시에 세균 감염돼도 동시에 사망하진 않는다 ”

기민도 기자
입력 2017-12-18 17:48
업데이트 2017-12-18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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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검 1차 소견 브리핑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8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숨진 신생아 4명에 대한 부검 결과 “육안 관찰 소견만으로는 사망 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는 1차 소견을 내놨다. 이날 부검에는 국과수 본원 중앙법의학센터장을 포함해 부검의 5명이 참여했다. 부검의 3명이 시신 1구씩을 공동 부검했고 2명은 의무기록을 검토했다. 부검은 보다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사망 순서가 아닌 심정지로 인해 심폐소생술이 이뤄진 순서대로 한 명씩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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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이한영 서울과학수사연구소장이 서울 양천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분소 대회의실에서 지난 16일 이대목동병원에서 잇따라 숨진 신생아들에 대한 부검 진행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18일 이한영 서울과학수사연구소장이 서울 양천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분소 대회의실에서 지난 16일 이대목동병원에서 잇따라 숨진 신생아들에 대한 부검 진행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국과수는 질병관리본부가 ‘세균 감염’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밝힌 데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양경무 서울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조사과장은 이날 부검 후 진행한 질의응답에서 “신생아가 동시에 (세균에) 감염돼도 동시에 사망하진 않는다”면서 “(세균)감염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4명이 함께 감염돼 같은 질환이 발병했을 수는 있지만, 사람마다 면역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동시에 사망한 원인을 동일한 감염체로 보는 것은 의학적,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감염체가 동일할 순 있지만 동일하게 사망했다는 점에 있어선 보다 신중하고 포괄적으로 접근하려 한다”고 말했다.

 양 과장은 또 “신생아의 상태가 급속히 악화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수액 불균형으로 인한 몸 손상을 원인으로 보긴 어렵다”면서 “미숙아는 폐에 부종이 생기거나 체내에 전해질이 흐트러지면 성인보다 더 급속하게 악화되기 때문에 섬세하게 치료되고 관찰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국과수는 이날 “환아 4명 모두 완전 정맥영양 치료 중이었고 이 가운데 1명만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모든 아기에게서 소·대장의 가스 팽창 소견이 육안으로 관찰됐다”고 진단했다. 정맥영양 치료 도중 과다 투여로 사망했을 확률을 두고선 “어떤 것이든 병원에서 쓰는 약물은 그런 치명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서 “그런 점을 고려해서 조사하고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다만 양 과장은 “장염 등의 정밀한 진단은 조직현미경 검사, 검사물에 대한 정밀 감정을 추가로 진행한 뒤 판단할 예정”이라며 사망 원인을 단정 짓진 않았다. 이어 “장에 가스가 차는 것은 아이들이 저산소증에 빠져 산소 공급이 안 되거나 미숙아가 우유를 제대로 먹지 못해 장내 세균 수 변화가 있을 때 등 다양하기 때문에 장 팽창만으로 특정 질환을 이야기하긴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대목동병원에서는 환자들의 ‘엑소더스’(대탈출) 현상도 포착됐다. 이 병원에서 의료사고가 빈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환자들의 불안감이 가중된 까닭이다. 서울 중구와 경기 성남시 분당 등 산부인과 전문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산부인과 쪽 진료와 입원 문의가 빗발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관계자는 “평소와 달리 20여통의 문의 전화가 왔다”면서 “이대목동병원에서 병원을 옮기고 싶은데 무슨 서류가 필요한지를 묻는 전화도 있었다”고 전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이대목동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할지를 묻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2017-12-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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