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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선의 함께하는 세상]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개도국 지원 사업

[김상선의 함께하는 세상]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개도국 지원 사업

입력 2017-12-15 17:50
업데이트 2017-12-1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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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선 한양대 특임교수
김상선 한양대 특임교수
나라 밖에만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특히 개도국을 방문하다 보면 조국에 대한 자긍심이 절로 샘솟는다. 불과 50여년 전만 해도 그 나라처럼 못살던 나라였다는데 어느 사이에 우리만 세계 10대 교역국으로 발돋움한 모습을 생각하면 그저 어깨가 으쓱할 따름이다.

내년이면 우리나라가 드디어 30·50클럽에 가입할 것이라고 한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고 총인구가 5000만명을 넘는 나라를 일컫는다. 지난 2012년 20·50클럽에 가입한 이래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세계에서 일곱 번째 가입국이다.

그런가 하면 올해는 지난 2011년 달성했던 무역규모 1조 달러 목표를 다시 초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것 또한 세계에서 아홉 번째 국가라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처럼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룬 나라는 우리나라가 지구상에 유일무이한 국가라고 한다. 지난 2011년 부산에서 열린 세계개발원조총회에 참석했던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불과 50년 전에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도와주는 나라로 변신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인 한국은 정말 기적(Korean Miracle)이다’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의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한 후에 개도국을 대상으로 한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t)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려 오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황무지 상태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크고 작은 도움을 받은 것을 생각하면 이와 같은 우리의 지원 노력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DAC 회원국의 지원 중에서도 대한민국의 지원이 개도국에 유달리 인기가 높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의 성공 사례가 돋보이고 부럽고 배우고 싶은 대상이 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개도국 지원 사업 중에 기획재정부가 지원하고 한국개발연구원과 한국수출입은행 등이 주관하는 KSP(Knowledge Sharing Program)라는 사업이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고기를 잡아 주기보다는 고기 잡는 법을 알려 주는 사업이다. 대상국이 고민하고 있는 주제에 대하여 우리의 생생한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번에 필자가 다녀온 아프리카 탄자니아는 첨단 테크노파크 건설 방안에 대해 조언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과학기술정책연구소가 참여한 가운데 대덕연구단지, 지역별 첨단과학산업연구단지 및 테크노파크 건설 사례를 중점적으로 검토하여 탄자니아에 도움이 될 만한 실질적인 내용들을 공유하게 된다. 지난해 참여했던 코스타리카 KSP의 경우도 그 나라에서 요청한 교통 인프라 데이터베이스, 헬스산업 육성, 인적자원 개발, 과학기술 발전 등의 주제에 대하여 우리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한 결과 아주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2004년에 시작된 KSP 사업은 현재까지 55개국을 대상으로 860여개 정책과제에 대한 연구 및 자문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다. 해를 거듭하면서 다른 어떤 유형의 사업보다도 파트너 국가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인기 있는 사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앞으로도 PDA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여가면서 교육, 보건의료, 공공행정, 농수산, 산업에너지, 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원조사업을 통하여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기왕이면 사업의 효과성과 효율성 제고, 사업 간의 연계 강화가 필요하다는 일부의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유관부처 간의 협력체계 강화를 통하여 정책 자문, 인프라 구축, 인적자원 개발 등이 연계 추진되어야 할 것이며 일과성 지원을 넘어서 다양한 분야에서의 양국 간 협력으로 확대,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모든 협력은 서로 잘 아는 것에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2017-12-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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