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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금 내봤자” 이영학 후유증…연말 개인기부 급감

“기부금 내봤자” 이영학 후유증…연말 개인기부 급감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7-12-14 09:22
업데이트 2017-12-1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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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불우이웃을 향한 개인 기부의 손길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연말연시면 구세군 자선냄비든 사회복지기관으로 온정의 손길들이 쇄도했지만 올 분위기는 새삼 다르다. 희소병을 앓는 딸을 위해 기부금을 받은 뒤 방탕하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한 이영학 사건과 기부단체가 기부금 128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사건은 기부 민심을 얼어붙게 했다.
당신의 온정을 기다립니다
당신의 온정을 기다립니다 한국구세군이 본격적인 자선냄비 모금 활동에 나선 지난 1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설치된 자선냄비에 한 어린이가 성금을 넣고 있다. 한국구세군은 이달 말까지 전국 420여곳에서 모금 활동을 벌인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기부금이 제대로 사용되는지 의심을 하거나 기부단체를 불신하는 사람들도 생겼다.

청주시 서원구의 김모(30)씨는 14일 “해마다 10만∼20만원정도 기부하는 편인데 기부금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되는지 회의감이 든다”면서 “올해도 기부를 하긴 했지만, 찜찜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전했다.

내년 1월까지 2017년 모금액 66억원을 목표로 나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현재 모금액은 16억 2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7.7% 수준에 머물렀다.

이 추세라면 목표액 달성이 어렵다고 느낀 공동모금회는 긴급하게 기업들의 기부 참여를 독려해 지난 12일 모금액 20억원을 가까스로 돌파했다.

그러나 여전히 지난해 동기보다는 2억원가량 모금액이 부족한 상황이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알려지면서 개인 기부가 눈에 띄게 줄었다”면서 “기업이나 단체 참여를 최대한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연탄은행은 올해 후원금이 감소한 데다 연탄 가격까지 상승해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무연탄 및 연탄의 최고 판매가격 지정에 관한 고시’가 개정돼 연탄의 공장도 가격이 최고 19.6% 인상됐다.

연탄은행 관계자는 “연탄 구매비용은 더 늘어난 상황에서 후원은 되레 줄었다”면서 “한 가정에 200장씩 제공하고 있는데 이대로라면 연탄을 공급받지 못하는 가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일 서울 명동에서 모금활동을 시작한 구세군의 자선냄비에 관광객들이 돈을 넣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지난해 12월 1일 서울 명동에서 모금활동을 시작한 구세군의 자선냄비에 관광객들이 돈을 넣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연탄은행은 이번 겨울 들어 지금까지 연탄 8만 200장을 취약가구에 제공했다. 지난해는 12월까지 13만 4000장의 사랑의 연탄이 배달됐다.

재정적 어려움으로 이번 겨울 20만장의 연탄을 지원하겠다는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연탄은행은 예상했다.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의 사정도 비슷하다.

지난 12일 현재 한적 충북지사가 모금한 금액은 3억 2200여만원(특별회비 제외)로 지난해보다 920만원가량 적다.

한적 관계자는 “올해는 충북의 수해나 포항 지진 등으로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이 어느 때보다 많다”면서 “믿을 수 있는 기부 기관을 찾아 따뜻한 정을 나눠달라”고 호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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