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지진안전지대? 조선시대 선비의 눈으로 보면 “아니다”

입력 : ㅣ 수정 : 2017-12-1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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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경주지진과 올해 11월 포항지진을 제외하고 한반도는 상대적으로 큰 지진이 나지 않은 지진 안전지대로 알려져 있었다.
조선 시대 지진이 발생한 내용을 담은 계암일록.  2017.12.13 한국국학진흥원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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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시대 지진이 발생한 내용을 담은 계암일록.
2017.12.13 한국국학진흥원 제공=연합뉴스

그렇지만 최근 조선시대 선비의 일기를 보면 조선시대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지진도 잦고 봄철에 집중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오용원 박사는 조선시대 선비들의 개인 일기를 분석한 결과 16~19세기까지 영남지역에서는 지진이 자주 일어났으며 특히 10월부터 이듬해 3월 사이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사헌부 지평 등을 지냈고 인조반정 이후 벼슬에서 물러나 고향인 안동 예안현 오천에 은거해 살았던 계암 김령(1577~1641)이 40여년 동안 쓴 ‘계암일록’에 따르면 1606년 11월 9일, 1612년 1월 26일, 1612년 4월 9일에 지진이 발생했다.

김령의 일기에는 지진 발생사실만 간략하게 나왔지만 조성당 김택룡이 쓴 ‘조성당 일기’에는 1612년 4월 9일 지진에 대해 좀 더 자세하기 기술했다.

조성당 일기에는 ‘미시(오후 1~3시)에 지진이 일어났다. 지붕 기와가 모두 흔들렸다’라고 적고 있다. 또 1616년 9월 17일 일기에도 ‘풍종이 앞 밭 콩을 타작했다. 이날 지진이 일어나 지붕이 흔들렸다’고 쓰고 있어서 지진 규모가 꽤 컸음을 보여준다.

청대 권상일(1679~1759)이 쓴 ‘청대일기’를 보면 1710년 1월 12일, 1737년 1월 14일, 1746년 10월 19일, 1750년 1월 3일 네번 지진이 일어난 것으로 기록됐다. 청대일기는 권상일이 24세인 1702년부터 58년 동안 자기 일상을 기록한 것이다.

이 중 1750년 1월 3일 일기에는 ‘미시에 강릉 땅에서 지진이 두 차례나 발생해 가옥이 마구 흔들렸다’고 기록했다.

대구 팔공산 인근에서 평생 살았던 선비인 임재 서찬규(1825~1905)가 21세부터 17년간 기록한 ‘임재일기’에는 수차례에 걸쳐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나온다. 자세한 정보는 있지 않지만 17년 동안 13회 지진이 발생한 것을 기록했다.

조선시대 영남지역 선비들의 일기를 보면 지진의 대부분이 주로 겨울과 봄철에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오용원 박사는 설명했다.

오 박사는 “임재일기의 경우 다른 일기에 비해 전체 기록기간이 긴 편이 아니지만 지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역사지진을 연구할 때 관에서 뿐만 아니라 개인 일기에도 내용이 담겨 있는 만큼 활용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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