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주 35시간 근무’…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할까

입력 : 2017-12-08 11:02 ㅣ 수정 : 2017-12-0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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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취지 환영…실현 가능성 및 정착 여부에 촉각”
대기업 최초로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주당 35시간으로 단축하기로 한 신세계그룹의 파격 발표에 유통업계는 일단 환영하면서도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취지 자체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국내 유통업계의 현실을 감안할 때 과연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신세계의 실험이 다른 유통업체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A 유통업체 관계자는 8일 “일단 겉으로 드러난 발표 내용만 봐서는 취지가 바람직하고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연장근로수당이 통상임금처럼 돼 있는 유통업계에서 어떻게 임금하락이 없다는 것인지 잘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근로시간이 35시간으로 단축되면 그동안 직원들이 기본급과 함께 통상임금처럼 받던 연장근로수당이 줄어들 것이 분명한데 임금하락이 없다는 신세계의 설명이 무엇을 기준으로 한 것인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많은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현 정부 정책 기조에 코드를 맞추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신세계의 실험이 당장 다른 업체로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B 유통업체 관계자는 “신세계의 발표는 정부 정책 기조에 코드를 맞추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외견상 취지는 바람직해 보이지만 현재 유통업계 현실이 녹록지 않은 만큼 발표 이면에 뭐가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연간 근로시간이 지난해 기준 2천69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300시간 이상 초과해 중하위권인 31위에 머무는 등 열악한 상황을 고려할 때 신세계의 시도가 적잖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휴일이나 연장근로가 많은 유통업계는 다른 업종에 비해 근로여건이 좋지 않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신세계의 시도가 업계 전반에 만연한 분위기를 바꾸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각에서는 과거 삼성이 시도했다가 이런저런 부작용이 불거지며 흐지부지된 ‘7·4제’(오전 7시 출근, 오후 4시 퇴근)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제도 도입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체질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업계를 선도하는 파격 실험을 많이 해온 신세계의 시도들이 정작 이면을 들여다보면 반전이 있다거나 성과가 그다지 신통치 않은 경우도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실험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이 제기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그동안 신세계가 유통업계에서 선도적이고 파격적인 실험을 많이 했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며 “이번 실험도 일회성 깜짝쇼에 그칠지 성공적으로 정착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가 근로시간을 단축하면서 이마트의 폐점 시간을 밤 12시에서 11시로 1시간 앞당기기로 한 것과 관련, 원래 이 시간대 매출 비중이 크지 않아 ‘생색내기용 발표’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유통업계 내부에서는 신세계가 정부 코드에 맞추기 위해 ‘총대’를 매고 이에 대한 여론이 확산할 경우 다른 업체에도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라는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닐지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주당 근로시간을 35시간으로 단축하면서도 임금삭감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우리도 선진국처럼 임직원들에게 ‘휴식이 있는 삶’을 제공하겠다는 최고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세세한 문제점들을 시행 과정에서 개선해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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