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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매티스·억만장자 절친도 트럼프 뜯어말렸다”

“틸러슨·매티스·억만장자 절친도 트럼프 뜯어말렸다”

입력 2017-12-08 10:14
업데이트 2017-12-0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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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수도 인정’ 몇달전 결심굳혀…“대선공약 지켜야 한다” 지난달 백악관회의서 반대의견에 언짢은 기색…틸러슨, ‘제2뱅가지 사태’ 우려 “트럼프, 이 조치로 초래될 결과 깨닫지 못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미 몇 달 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키로 사실상 결심을 굳혔으며, 이 과정에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장관, 그리고 억만장자 친구인 토머스 배럭 등이 반대했으나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7일(현지시간) 알려졌다.

특히 최근 교체설에 다시 휘말렸던 틸러슨 장관은 ‘제2의 벵가지 사태’ 가능성 등을 들어 강력히 반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발표 후엔 공개적으로는 “국민의 뜻을 따른 것”이라고 옹호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자신의 개인 별장인 플로리다 주 팜비치의 마라라고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친구인 법학자 앨런 더쇼비츠를 만나 주이스라엘미국 대사관 이전과 관련, “전임 대통령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지만 나는 할 것”이라며 “비판여론이 있겠지만 공약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더쇼비츠는 “대통령의 입장이 분명해 보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여름,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 이전을 6개월 보류하는 문서에 서명했을 때도 마지못해 하는 분위기였다고 WP는 한 정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당시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과 제이슨 그린블랫 국제협상 특사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평화 협상 중재를 시도하던 초창기인 점을 들어 ‘대사관 이전’을 공식화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냈다고 한 관리가 WP에 전했다.

행정부 내에서 ‘예루살렘 수도’ 결정을 지지한 그룹으로는 쿠슈너 선임고문 외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대선 당시 거액 후원자였던 셸던 애덜슨은 올해 초 백악관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한 뒤 주기적으로 대통령 주변 인사들에게 “왜 빨리 확정 안 하느냐”며 재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행정부 내에서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장관 등은 반대 목소리를 경하게 제기했다고 WP는 보도했다.

특히 틸러슨 장관은 2012년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서 무장 시위대가 ‘무슬림 모독’을 이유로 미국 영사관을 공격, 리비아 주재 미국대사와 직원 3명이 목숨을 잃었던 ‘벵가지 사태’를 떠올리며 강력하게 반대했다.

이미 중동 문제를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차례 불화를 겪었던 틸러슨 장관은 “중동 지역에 위험한 연쇄 반응을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틸러슨 장관의 R.C 해먼드 언론 고문은 “틸러슨 장관과 매티스 장관은 미국 기지들에 대한 평가 작업을 거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요새화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외곽 그룹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30년 ‘절친’으로 유명한 억만장자 토머스 배럴을 포함한 일부 친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역적 긴장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재고를 요청했다고 한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한 친구는 “미친 짓이다. 우리 모두 반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조치로 인해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복수의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이슈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친(親)이스라엘적’으로 보이는 거나 거래를 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열흘 전쯤 ‘대사관 이전 보류 서명’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주변에 전하자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선택지들을 추리기 시작했다. 최종 결론 도출을 위해 백악관에서 열린 지난달 27일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공약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했으며, 안전 문제 및 전임 정부와의 정책 단절을 우려한 일부 지적에 대해 언짢은 기색을 내비쳤다고 한다.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평화 프로세스에 의해 추동된 게 아니라 대선 약속에 의해 추동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의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열린 기금 모금 행사에서 주요 기부자들에게 이 결정을 사전에 알리며 “이전 작업이 3~4년 걸릴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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