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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스젠더 力士’ 허버드, 논란 속 여자 최중량급 우승 후보

‘트렌스젠더 力士’ 허버드, 논란 속 여자 최중량급 우승 후보

강경민 기자
입력 2017-12-05 09:38
업데이트 2017-12-0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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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성전환 수술…뉴질랜드 대표팀으로 세계선수권 출전

‘트랜스젠더 역사(力士)’ 로렐 허버드(39·뉴질랜드)가 후반부에 돌입한 2018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 뜨거운 화두를 던졌다.

남자로 태어나 여자 역도 선수로 변신한 허버드를 놓고 경쟁자들은 “공정한 경쟁이 아니다”라고 불편한 시선을 보낸다.

허버드와 뉴질랜드 역도 관계자들은 정중하게 인터뷰를 거절하고 있다.

하지만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애너하임에서 열리는 세계역도선수권 여자 90㎏ 이상급(최중량급) 우승에 대한 열망은 가득하다.

역대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여자부 경기에서 뉴질랜드는 단 한 개의 금메달도 얻지 못했다.

마침 올해 세계역도연맹(IWF)이 최중량급을 75㎏에서 90㎏으로 인상해, 이번 대회 90㎏ 이상급 우승자는 ‘체급 초대 챔피언’으로 기록된다.

허버드는 사라 로블스(미국)와 함께 이 체급 우승 후보로 꼽힌다.

허버드의 개인 최고 기록은 합계 273㎏, 로블스는 합계 275㎏이다.

이 체급 세계기록 보유자인 타티야나 크리시나(러시아)와 자웨이펑(중국), 김국향(북한) 등 합계 290㎏ 이상을 드는 강자들이 이번 대회에 불참해, 허버드와 로블스의 2파전이 예상된다.

중국과 러시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벨라루스, 몰도바, 카자흐스탄, 터키,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자국의 도핑 이력 탓에 세계선수권에 나서지 못했다. 북한은 정치적인 문제로 불참했다.

주요 선수들이 빠져 김이 빠질 뻔했지만, 허버드가 기록 이상의 논란을 불렀다.

허버드는 남자로 태어났고, 105㎏급 남자 역도 선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4년 전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성을 바꾼 후에도 허버드는 ‘역도선수’로 남길 바랐다.

수차례 남성호르몬 수치 검사를 한 허버드는 지난해 12월 테스토스테론이 IWF가 제시한 수치 이하로 떨어지자 ‘여자 역도선수 자격’을 얻었다.

뉴질랜드 역도연맹은 올해 3월 허버드를 국가대표로 선발했다. 허버드는 오세아니아 선수권에서 인상 127㎏, 용상 146㎏, 합계 273㎏으로 우승했다.

당시 허버드와 경쟁했던 선수들은 “남자 선수와 싸웠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도 미국 코치가 “내가 ‘성 소수자를 혐오하는 남자’로 비판받을까 봐 말을 꺼내긴 어렵지만, 이 상황을 공정하다고 볼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성전환 수술 전, 개빈 허버드라는 이름으로 역도 남자대회에 출전한 그의 최고 기록은 19년 전 든 합계 300㎏이다.

성전환 수술을 하면서 근육량이 줄고 기록도 떨어지긴 했지만 허버드의 여자부 경기 출전을 반대하는 선수들은 “30대 후반인 허버드가 남자였어도 270㎏대 기록을 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아직 허버드의 올림픽 출전을 허락하지 않았다.

세계역도선수권대회가 끝나면 허버드를 둘러싼 논쟁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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