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초음파 기술의 미래

입력 : 2017-11-20 22:44 ㅣ 수정 : 2017-11-20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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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날씨가 건조해지면 준비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가습기다. 필자는 어릴 적 가습기에서 나오는 하얀 증기를 보고 호기심에 물이 나오는 부분에 손가락을 댔다가 통증으로 놀란 경험이 있다. 일부 가습기는 초음파로 물을 진동시켜 수증기를 만드는데 이런 진동이 통증을 일으켰던 것이다.
임한웅 한양대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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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한웅 한양대병원 안과 교수

가습기 외에도 생활 속에서 초음파를 이용하는 기기는 많다. 대표적으로 안경을 세척할 때 ‘초음파 세척기’를 쓰고 있고 모기와 같은 해충 퇴치에도 초음파를 이용한다고 한다. 이렇듯 초음파를 이용한 물건들은 우리 생활 속에 많이 있지만 흔히 초음파라는 단어를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의료용 초음파 검사다.

의료 분야에서 널리 초음파를 사용하게 된 이유는 초음파의 물리학적 특성과 관련이 있다. 초음파는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보다 높은 음의 소리인데 이 음파를 이용하면 환자에게 고통을 주지 않고 인체 내부를 관찰하거나 진단할 수 있다.

의료용 초음파는 1942년 오스트리아 신경과 전문의인 칼 두식이 뇌종양 환자에서 사용한 것이 최초라고 한다. 뇌종양 진단에 어려움을 겪었던 두식은 금속 안의 결함을 찾아내는 데 사용하던 초음파를 처음으로 사람의 뇌 구조를 파악하는 데 이용했다.

의료용 초음파는 크게 진단적 용도와 치료적 용도로 나눌 수 있다. 진단적 초음파는 주파수 차이를 이용해 우리 몸의 피부에서 가까운 부위부터 안쪽 깊숙한 부위의 장기까지 다양한 내부 영상을 얻는 기술을 의미한다. 갑상선, 유방, 근육, 힘줄, 고환과 같은 표층 조직은 높은 주파수를 사용하고 간, 신장 같은 깊은 부위의 장기는 낮은 주파수를 사용해 영상을 얻는다. 진단적 초음파는 태아의 상태와 질환을 판별하는 산부인과부터 눈의 구조 확인, 수술 검사를 하는 안과까지 의학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사용하고 있다.


치료용 초음파도 치석 제거부터 종양 제거까지 기술 발달로 지속적으로 활용 범위가 늘어나고 있다. 치료용 초음파 기기는 인체의 깊은 부위에 초음파를 쏴 열을 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많은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안정성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안과에서 가장 많이 시행하는 수술 중 하나인 백내장 수술에서도 딱딱해진 수정체를 제거할 때 초음파를 이용한 ‘수정체유화 기술’을 사용하는데, 최근 레이저 정밀기술이 접목돼 더욱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게 됐다.

의료용 초음파 기기는 지속적 기술 발전으로 점차 소형화되고 휴대까지 가능하게 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쓸 수 있게 됐다. 통신 기술의 발달로 산악지대 같은 오지에서 초음파 영상을 전송해 전문가가 바로 판독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됐다고 한다. 이런 기술을 이용하면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우주인도 초음파 검사를 시행해 그 영상을 지구의 전문의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되고 질환의 조기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다.

1900년 초 유럽에서 처음 개발한 초음파 기술은 현재 우리 일상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고 특히 의료분야에서 첨단 기술로 활용하고 있다. 이렇게 인류의 삶을 윤택하게 한 초음파 기술의 발전은 현재도 진행 중이며 앞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더욱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미래의 초음파 기술은 더욱 정밀한 결과를 내고 보다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도록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청진기처럼 모든 진료에 필수적인 진단 도구가 되거나 초음파의 여러 특성을 활용한 효과적인 치료 도구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2017-11-2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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