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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의 눈물, 잊지 않을게요

목포의 눈물, 잊지 않을게요

최치봉 기자
입력 2017-11-20 17:44
업데이트 2017-11-20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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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233일간 목포신항 거치…미수습자 가족과 아픔 함께 나눠

 전남 목포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미수습자 유족이 모두 떠남에 따라 3년 7개월간 세월호 유족들과 가장 가까이서 아픔을 함께했던 목포시민들도 슬픔을 뒤로한 채 일상으로 복귀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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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률 전남 목포시장이 20일 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월호의 목포 신항 거치에 협조해 주신 시민과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말하고 있다. 목포시 제공
박홍률 전남 목포시장이 20일 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월호의 목포 신항 거치에 협조해 주신 시민과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말하고 있다.
목포시 제공
 지난 3월 31일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거치된 이후 233일 동안 머물던 미수습자 가족들은 지난 18일 영결식을 치른 후 현장을 떠났다. 목포신항은 보안시설이어서 일반인들의 출입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미수습자 가족들이 세월호를 세우는 장소로 요구했고, 박홍률 목포시장이 흔쾌히 받아들여 수십만명이 찾아온 역사적 현장이 됐다.

 박 시장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성숙한 시민의식과 숭고한 인간애를 발휘한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박 시장은 “미수습자 9명이 모두 수습되기를 간절히 염원했지만 그러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며 “지역 경제가 침체할 것이라는 우려를 감수하고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마음으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목포신항 거치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목포시 공무원은 연인원 3615명이 지원 근무에 투입됐다. 유류품 5271점을 인수해 74점은 유가족에게 전달하고 5197점은 보관 중이다.

 세월호 가족들은 떠났지만 세월호 선체를 참관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은 이어졌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21일부터 목포신항 북문 출입구를 통해 선체를 공개했다. 토·일요일과 공휴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 동안 관람이 가능하다.

 한편 세월호 미수습자인 단원고 양승진 교사, 남현철·박영인군의 발인식이 이날 경기 안산시 제일장례식장에서 열렸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314일 만이다. 발인식에는 존경받는 교사이자 다정한 친구였던 고인들의 제자와 동료, 친구들이 참석해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과 4·16가족협의회도 이른 새벽부터 나와 유가족들의 곁을 지켰다.

 영정은 생전의 자취가 남은 단원고등학교로 이동, 교무실과 두 학생이 공부하던 2학년 6반 교실을 천천히 둘러봤다. 미수습자들의 운구 행렬은 안산시청을 거쳐 수원 연화장으로 이동했다. 유품을 담은 관을 대신 화장한 뒤 다른 세월호 희생자들이 있는 평택 서호공원에 안장됐다.

 참사 당시 2학년이던 학생들이 사용하던 10개의 교실, 즉 ‘기억교실’은 우여곡절 끝에 안산교육지원청으로 임시 이전했다. 아직 재학 상태로 남아 있는 단원고의 희생 학생 250명(미수습 학생 2명 포함)은 학적 복원을 완료한 끝에 명예졸업을 하게 됐다.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추모 조형물도 교정에 조성할 계획이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안산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2017-11-2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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