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靑기밀 유출’ 공범 인정…본인 재판서 유죄 가능성

입력 : 2017-11-15 15:05 ㅣ 수정 : 2017-11-1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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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대통령도 최씨에 문건 전달 인식”…최순실 태블릿PC로 의혹 촉발
법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정호성 전 비서관의 청와대 기밀문건 유출 사건에서 공범으로 인정하면서 향후 박 전 대통령 본인의 재판에서도 관련 혐의에 대해 유죄 선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전 비서관 사건 재판부가 박 전 대통령 1심도 맡고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청와대 기밀로 분류된 문건들이 외부에 유출됐다는 의혹이 터지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 의혹은 지난해 10월 최씨 소유로 추정되는 태블릿PC에서 대통령 연설문 등 200여개의 파일이 발견됐다고 언론에 보도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태블릿PC 속에서 대통령 연설문 등을 최씨가 사전에 열람하고 수정한 정황이 발견되면서 소문만 무성했던 ‘비선 실세’의 국정 관여설이 윤곽을 드러낸 것이다.

그간 비선의 존재를 부인해왔던 박 전 대통령은 보도 다음 날 대국민 사과를 했다. 하지만 “취임 후 최씨에게 일부 자료들에 대한 의견을 물은 적이 있다”며 관련 의혹을 일부 시인하면서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검찰은 곧장 특별수사본부를 꾸리고, 관련 보도를 다룬 JTBC로부터 확보한 태블릿PC 속의 문건 작성·저장 경로 등을 확인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그 결과 검찰은 청와대 기밀문건 47건이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최씨에게 넘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20일 정 전 비서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재판에 넘기면서 공소장에 박 전 대통령과 공모했다고 적시했다.

1년여간 이어진 재판 끝에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정 전 비서관이 빼돌린 문건 중 적법하게 압수된 14건을 청와대 기밀문건으로 판단하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공모 사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사이에는 범행 당시 문건 전달에 관한 암묵적 의사 연락이 있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공모관계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공모관계는 서로 암묵적 의사 연락이 있거나, 공범자가 범행을 결심하는 데 힘을 싣도록 돕는 것만으로도 성립한다.

정 전 비서관이 최씨에게 문건을 보낸 것은 대통령의 포괄적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인정한 데다 박 전 대통령도 작년 10월 25일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최씨 의견을 들었다고 시인한 점 등이 재판부 판단의 배경이 됐다.

최씨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는 해당 문건을 최씨에게 보내 내용을 살펴보게 하는 것이 전제되므로, 박 전 대통령도 청와대 문건이 최씨에게 전달된다는 점을 당연히 인식했을 것이란 판단이다.

박 전 대통령은 그간 문건 유출 혐의를 부인해왔지만, 법원이 공모관계를 인정함에 따라 같은 재판부가 심리하는 향후 자신의 재판에서도 유죄 판결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한편 이날 재판이 끝나고 박 전 대통령 지지자로 보이는 한 중년 여성이 정 전 비서관을 향해 “왜 태블릿PC 감정을 거부했느냐. 당신은 할복자살해야 한다. (대통령을) 모시고 나서 하는 짓이 그것밖에 안 되느냐”며 외치다 법정경위의 제지를 당했다.

법정을 빠져나가던 정 전 비서관은 중년 여성을 향해 몸을 돌린 후 심중을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정 전 비서관 측은 지난 2월 열린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한다”면서 태블릿PC에 대한 검증·감정 신청을 철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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