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이대생 “친일파 김활란 동상 부끄럽다” 교내 팻말…학교는 “불허”

이대생 “친일파 김활란 동상 부끄럽다” 교내 팻말…학교는 “불허”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7-11-13 14:19
업데이트 2017-11-13 14:2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대는 친일파 김활란의 동상이 부끄럽습니다.”

이화여대 재학생들이 이대 설립자 김활란 동상 앞에 그의 친일 행적을 알리는 팻말을 세웠다. 학교 측은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며 ‘불허’ 방침을 통보했다.
이미지 확대
“이화는 친일파 김활란 동상이 부끄럽습니다”
“이화는 친일파 김활란 동상이 부끄럽습니다” 1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옆 김활란 동상 앞에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이 서 있다. 올해 3월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이화여대 초대 총장 김활란의 친일행적을 알리고 친일파의 동상이 대학 교정에 존재하는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1022명의 학우들이 모여 팻말 제작을 완료했다.
2017.11.13
뉴스1
이대 재학생들로 구성된 이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은 13일 서울 서대문구 교내 본관 앞 김활란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과 함께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 제막식을 열었다.

기획단은 “친일파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역사적 죄”라며 “그런데도 김활란을 비롯해 고려대 김성수 등 대학 교정에서 동상으로 기려지는 친일파들은 오늘날 청산되지 못한 역사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김활란의 대표적 친일 발언으로는 “이제야 기다리고 기다리던 징병제라는 커다란 감격이 왔다. 반도 여성 자신들도 아름다운 웃음으로 내 아들이나 남편을 전장으로 보내야” 등이 있다고 기획단은 설명했다.

기획단은 “김활란은 대표적인 거물급 지식인 친일파”라며 “팻말 설치는 문제를 바로잡으려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행동과 방법이며 학교 본부는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대 기획단은 지난 3월부터 모금과 홍보 캠페인을 펼쳐 재학생 1022명으로부터 1000원씩 총 100만원가량을 모아 팻말을 제작했다.

철제 받침대 위에 놓인 팻말에는 ‘이화는 친일파 김활란의 동상이 부끄럽습니다’는 제목 아래 김활란의 대표적 친일행적과 발언, 기부자 명단이 적혔다. 행적과 발언 등은 민족문제연구소가 자문했다고 기획단은 밝혔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팻말이 건축물은 아니지만, 영구적인 시설물이므로 교내 ‘건축물 명칭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면서 “이런 과정이 없었으므로 불허한다고 이미 (기획단 측에) 통보했다”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이어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 방법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지 확대
이대생들 ‘굿바이 활란’
이대생들 ‘굿바이 활란’ 이화여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 학생들이 1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옆 김활란 동상 앞에서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 제막식을 하고 있다. 올해 3월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이화여대 초대 총장 김활란의 친일행적을 알리고 친일파의 동상이 대학 교정에 존재하는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1022명의 학우들이 모여 팻말 제작을 완료했다. 2017.11.13
뉴스1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