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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사시’ 55명 최종 합격…70년 역사의 뒤안길로 굿바이

‘마지막 사시’ 55명 최종 합격…70년 역사의 뒤안길로 굿바이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7-11-07 16:39
업데이트 2017-11-0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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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응시자 전원 통과…평균 나이 33.4세
최연소 합격생 20살 서울대생단국대졸 이혜경씨 최고득점자
그간 법조인 2만 766명 배출…‘로스쿨 형평성’ 논란 속 사시 폐지 논쟁 여전

마지막 사법시험 합격자 55명이 최종 발표됐다. “개천에서 용난다”며 ‘흙수저 신분상승’의 사다리로 불렸던 사시는 70년 역사를 끝으로 사라지게 됐다.
“사법시험 지켜주세요”
“사법시험 지켜주세요” 마지막 사법시험 2차 시험이 치러진 지난 6월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 회원들이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문 앞에서 사시 존치 법안 통과를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때 ‘흙수저 성공신화’의 장으로 불렸던 사시는 7일 마지막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며 로스쿨에 자리를 내주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법무부는 7일 제59회 사시 최종 합격자 5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올해 3차 시험에서 불합격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단국대를 졸업한 이혜경(37·여) 씨가 ‘마지막 최고득점자’가 됐다. 최연소 합격생은 서울대에 재학 중인 20살 이승우 씨다. 한양대를 졸업한 45살 박종현 씨는 최고령 합격자로 기록됐다.

올해 합격생의 45%(25명)이 여성이었다. 합격자의 평균 연령은 33.4세로 지난해의 31.8세보다 1.5세 늘어났다. 4년 전인 2013년 합격자의 평균연령(28.4세)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사시가 폐지 수순에 접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응시생들이 로스쿨을 선택함에 따라 평균 연령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35세 이상 합격자가 36.4%로 지난해(21.1%)보다 급증했다. 반면 25∼29세 합격자는 9.1%로 지난해(31.2%)보다 대폭 줄었다. 2013년에는 25∼29세가 전체 합격자의 49.4%를 차지했다.

합격자 중 고졸 이하는 없었다. 대졸 이상이 45명(81.82%), 대학 재학·중퇴가 10명(18.18%)였다.

법학 비전공 합격자는 전체 25.5%(14명)로 지난해(22.0%)보다 소폭 늘었다.

대학별 합격자는 서울대가 13명으로 가장 많았다. 고려대·한양대(각 7명), 성균관대·이화여대(각 5명), 연세대(4명), 서강대(2명) 순이었다. 총 19개 대학이 1명 이상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올해를 끝으로 사법시험이 폐지되는 가운데 법원은 지난 2일 로스쿨별 변호사시험 합격률 공개하라고 결정했다.
올해를 끝으로 사법시험이 폐지되는 가운데 법원은 지난 2일 로스쿨별 변호사시험 합격률 공개하라고 결정했다.
법조인 양성의 통로 역할을 해온 사시는 사시 폐지를 규정한 변호사시험법에 따라 올해를 끝으로 70년간 임무를 마쳤다. 시초는 1947∼1949년 3년간 시행된 조선변호사시험이었다.

법무부에 따르면 1963년 제1회 사시가 치러진 이래 올해까지 총 2만 766명의 법조인이 사시로 배출됐다. 한때 한국 사회의 ‘성공 신화’를 탄생시킨 장이었지만 ‘고시 낭인’을 쏟아내 사회적 비용을 키우는 문제도 낳았다. 사시는 국민의 법률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변호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미국식 로스쿨 제도에 역할을 넘기게 됐다. 그러나 로스쿨 체제가 부유층이나 권력층 자녀들에게 기회의 문이 편중된다는 우려가 종종 사실로 확인됨에 따라 사시 폐지를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그치지 않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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