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워너원, 방송·광고 접수
윤종신 ‘좋니’ 음원차트 역주행
음원 플랫폼 ‘멜론’은 17일 ‘2017 멜론 뮤직 어워드’를 앞두고 올해 가요계의 10대 이슈를 선정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활약이다. 아이유부터 시작해 헤이즈, 수란, 볼빨간사춘기 등은 차례로 음원 차트를 휩쓸며 ‘고막 여친’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여자친구가 속삭이는 듯한 감미로운 목소리로 듣는 사람에게 심정적 위안을 준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이들은 팬덤의 규모로 승부를 보는 아이돌 그룹들과 달리 직접 작사, 작곡을 하며 화려한 비주얼보다는 자신만의 음악 색깔을 드러냄으로써 대중음악계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아이유의 정규 4집 앨범 ‘팔레트’의 ‘밤편지’와 ‘사랑이 잘’은 한 달 내내 음원 차트 상위권을 점유했다. 뒤이어 래퍼 출신의 헤이즈가 발표한 노래 ‘비도 오고 그래서’는 여름 장마 시즌과 맞물리며 단숨에 장마철을 대표하는 시즌송으로 자리를 굳혔다. 워너원이 나타나기 전까지 타이틀곡 ‘널 너무 모르고’와 함께 각종 음원 차트에서 1~2위의 자리를 지키며 2주 연속 800만 건 이상의 연속 스트리밍(재생)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미니 앨범을 발표한 볼빨간사춘기 역시 타이틀곡 ‘썸 탈꺼야’와 ‘나의 사춘기에게’가 대부분 차트에서 윤종신, 방탄소년단 등을 누르고 단숨에 1, 2위에 올랐다.
지난 8월 ‘워너원’의 등장은 방송, 가요계 최대 ‘핫이슈’로 꼽힌다. 케이블방송 엠넷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서 시청자 투표를 통해 탄생한 워너원은 데뷔도 하기 전에 ‘대세’로 자리잡으며 각종 프로그램 섭외 1순위가 됐다. 과거 케이블에서 뜬 연예인은 지상파에 좀처럼 얼굴을 내밀기 어려웠지만 지상파도 워너원만큼은 외면할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워너원은 데뷔곡 ‘에너제틱’으로 첫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한 이후 연속 15주를 달리는 기염을 토했다.
한희원 로엔엔터테인먼트 멜론마케팅본부장은 “음원 콘텐츠의 폭이 넓어지고 음악을 접할 수 있는 창구가 다양해지면서 상황에 따라 새롭게 재발견되는 곡들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팬덤의 아이돌을 넘어 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실력파 아티스트들이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