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생생 리포트] 뽑으면 그만두고 또 뽑아도 그만두고… 日지자체 공무원 확보 ‘초비상’

입력 : 2017-10-13 17:36 ㅣ 수정 : 2017-10-14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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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정원 두 배 선발해도 울상… 사가현은 인원 못 채워 2차 모집 나서

“뽑아 놓으면 그만두고, 또 뽑아 놓으면 또 그만두고….”

우리나라의 도에 해당하는 일본의 광역지자체 현에 직원 확보 비상이 걸렸다. 선호의 일자리이던 광역지자체 공무원 자리도 젊은이들의 기피 대상이 돼 버린 탓이다. 선발 시험에 붙어 놓고 그만둬 버리는 경우도 많아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일본에서 공무원시험에 합격하고도 외지 근무가 싫다며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젊은이가 늘어나는 가운데 사가현이 공무원시험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지자체 근무와 지역의 매력을 강조하고 긍지를 북돋는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있다. NHK 캡처

▲ 일본에서 공무원시험에 합격하고도 외지 근무가 싫다며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젊은이가 늘어나는 가운데 사가현이 공무원시험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지자체 근무와 지역의 매력을 강조하고 긍지를 북돋는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있다.
NHK 캡처

도쿄의 한 공무원 준비 학원의 수업 모습. 사기업들의 적극적 인재 영입 노력에 밀려 공무원 지망자가 줄면서 지자체들의 인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NHK 캡처

▲ 도쿄의 한 공무원 준비 학원의 수업 모습. 사기업들의 적극적 인재 영입 노력에 밀려 공무원 지망자가 줄면서 지자체들의 인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NHK 캡처

이 때문에 신규 직원을 확보하기 위한 광역 지자체들의 아이디어가 백출하는 등 직원 모시기 경쟁이 뜨겁다.


제일 사정이 심각한 홋카이도현은 채용되고도 그만둬 버린 대졸 일반 행정직원의 사직률이 2015년 58.8%, 지난해에는 62.9%에 이르는 등 지난 2년 동안 6할에 달했다고 최근 NHK가 전했다. 올해 홋카이도현은 아예 140명 채용 예정에 그보다 2.8배가 많은 390여명을 합격시켜 버렸다. 붙어 놓고 상황을 봐서 그만두는 사퇴자가 올해 더 쏟아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키타현은 최근 몇 년 연속 대졸과 고졸직 채용 시험 합격자 가운데 각각 2할 정도가 일을 배우기도 전에 그만뒀다. 일본 열도의 남단 규슈섬에 위치한 사가현은 신입 직원 정원을 확보하지 못해 올해 최초로 2차 모집을 실시했다.

다른 광역지자체들도 정도 차이는 있지만 사정은 비슷하다. 젊은이들이 광역지자체를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편벽한 지방 근무는 싫다”는 것이다. 홋카이도현 공무원 자리를 차 버린 한 젊은이는 “면적이 넓은 홋카이도현에서 일하다 보면 (현청 소재지) 삿포로에서 수백 킬로(㎞) 떨어진 장소에도 부임하게 될 텐데, 그건 정말 견딜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홋카이도는 면적이 일본 전체의 22%인 8만 3450㎢나 되는 데다 러시아와 마주 보는 최북단에 있는 탓에 ‘최악’의 기피 대상이 됐다. 전라북도의 6.96배인 홋카이도현의 직원이 되면 순환 근무 탓에 편벽한 산골과 벽촌에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젊은이들이 공무원 자리를 마다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자치단체의 면적이 넓으면 넓을수록, 도쿄 등 중심 도시에서 멀어지면 멀수록 이런 현상은 더 심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아키타현 등 일부 광역지자체는 근무지를 한정하는 자리를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했다. 사가현은 합격자들에게 지사가 격려와 기대를 담은 축하 편지를 직접 보내고, 인사 담당자들은 긍지와 책임감을 북돋는 전화를 하는 등 한 사람이라도 더 붙잡아 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NHK는 “공무원 지망자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지자체 간 인재 빼앗기 경쟁에 불이 붙었다”고도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7-10-1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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