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3차전 2홈런 스타 탄생
상무 복무시 코치 조언 받고 성장상대 투수·타석 상황 기록 습관
“마음가짐·경기 복기에 도움 줘”
우천 취소된 4차전 오늘 치러
“(박)석민이 형이 ‘고생했다. 잘했다’고 진심으로 축하해 주더라고요.”
NC 노진혁이 지난 11일 경남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3차전 3회말 2사 2루 때 달아나는 2점포를 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창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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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노진혁이 올해부터 기록해왔다는 야구 오답노트. 매 경기 때마다 상대 선수의 투구와 자신의 심리 상태를 적어왔다고 한다. 상단에 적힌 ‘未生’이란 문구와 하단의 ‘NO.1 노진혁’이라 적힌 글자가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노진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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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혁은 “입대 전에는 소심하기만 했다. ‘삼진을 먹는다면, 실책을 하면 어쩌지’라고 늘 걱정하니깐 오히려 나쁜 결과를 얻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상무에 가서 이영수 타격 코치를 만났는데 ‘기술 이전에 멘탈을 강화해야 한다. 국가대표에 뽑혔다면 상무에 안 왔을 것이다. 무언가 부족하기 때문에 (국가대표에서 병역면제 혜택을 못 받고) 상무에 왔는데 그런 선수들과 얘기해보면 멘탈이 준비되지 않았더라’는 조언을 들었다. 큰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부터는 마음가짐이 어땠는지 꾸준히 체크해 공책에 써 봤다. 타석에서의 심리를 복기하면서 단단해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들뜰 만도 하지만 “준PO 3차전의 활약은 이제 지나간 일이기에 이젠 다시 앞을 보겠다”며 입을 앙다물었다. 3차전이 끝나고도 피곤하지만 집에 돌아가 노트를 정리한 뒤 잠들었다고 한다. “어제 잘했다고 오늘도 잘할 거란 보장이 없잖아요. 3차전 날 자정 이후 머릿속에서 (활약했던) 기억을 다 지웠습니다. 반짝 활약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 앞으로도 저만의 밸런스를 유지하며 힘내겠습니다.”
세찬 비 때문에 취소된 4차전을 13일 오후 6시 30분 창원 홈에서 펼치게 된 ‘새로운 스타’는 여전히 노트를 채우며 새삼 각오를 차곡차곡 다지느라 애썼다.
창원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7-10-13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