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미국 회사”···텀블러, 방심위 성매매·음란 정보 삭제 요청 거절

입력 : ㅣ 수정 : 2017-09-2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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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성매매 정보·음란물의 온상이 되고 있는 미국계 웹사이트 ‘텀블러’(Tumblr)가 우리나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관련 콘텐츠 삭제 요청에 대해 “우린 미국 회사”라는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텀블러.

▲ 텀블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이 방심위로부터 제출받아 25일 공개한 ‘불법·유해정보 통신심의 내역’을 보면, 방심위가 삭제 또는 차단 등 시정 요구를 내린 게시물 중 ‘성매매·음란’ 정보가 가장 많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20만 1791건 중 ‘성매매·음란’ 정보는 40%가 넘는 8만 1898건이었다. 올 6월까지도 8만 4872건 중 ‘성매매·음란’ 정보가 3만 200건으로 35%를 넘어 가장 많았다.


특히 시정 요구를 받은 ‘성매매·음란’ 정보 중 텀블러의 콘텐츠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2015년 ‘성매매·음란’ 정보에 대한 방심위의 시정 요구 건수는 트위터가 1만 165건으로 가장 많았고 텀블러는 9477건으로 이보다 적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트위터가 6853건으로 전년 대비 감소한 반면, 텀블러는 4만 7480건으로 5배 가량 급증해 전체 ‘성매매·음란’ 정보 시정 요구의 58%를 차지했다. 올 6월까지 텀블러는 2만 2468건의 ‘성매매·음란’ 정보 시정 요구를 받아 전체의 74%에 달했다.

이렇게 국내에서 성매매 정보·음란물이 텀블러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자 방심위는 지난해 8월 텀블러 측에 “최근에 성적으로 노골적인 많은 동영상이 텀블러에 업로드되고 있어 텀블러는 한국에서 새로운 포르노 사이트로 오해받게 됐다”면서 “불법 콘텐츠에 대한 대응에 협력을 요청한다”는 메일을 보냈다.

그러나 텀블러 측은 “텀블러는 미국 법률에 의해 규제되는 미국 회사”라면서 “텀블러는 대한민국에서 실제 존재하지 않으며 관할권이나 법률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답변으로 요청을 거절했다.

또 방심위가 몇몇 음란물의 인터넷주소(URL)를 적시해 한국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불법 정보라며 한국에서 제거되거나 블록(block) 조치하도록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텀블러 측은 “신고된 콘텐츠를 검토했지만 우리 정책을 위반하지 않으므로 현재로서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최 의원은 “텀블러는 한국에 지사는 없지만 2013년부터 한글 서비스를 하고 있는 만큼 한국법과 실정에 대해 최소한의 존중을 가지고 협력하길 바란다”면서 “방심위 역시 메일을 보내는 수준의 소극적 태도에서 벗어나 외교부나 방송통신위원회 등의 협조를 얻거나 미국에 직접 찾아가는 등 텀블러가 자율심의협력시스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방심위는 2012년부터 네이버, 카카오, SK커뮤니케이션스 등 포털 사업자를 비롯한 국내 인터넷 사업자들과 ‘자율심의협력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도박, 불법 마약, 아동 포르노, 성매매·음란, 장기매매 등 명백한 불법 정보에 대해 방심위가 심의에 앞서 사업자에게 자율 규제를 요청하면 사업자가 직접 정보를 삭제하거나 사용자의 계정을 정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불법 정보 유통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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