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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한·미 FTA 새달 4일 2차 회동… “급할 게 없다”던 김현종 본부장 ‘변심’ 왜

[뉴스 분석] 한·미 FTA 새달 4일 2차 회동… “급할 게 없다”던 김현종 본부장 ‘변심’ 왜

장세훈 기자
입력 2017-09-24 17:58
업데이트 2017-09-2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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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치적 제스처’ 명분 주고 실리 챙기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위한 제2차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가 다음달 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21일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지난달 22일 서울에서 열린 1차에 이은) 2차 회동을 갖자”고 전격 제안했고, 미국 측이 이를 수용한 것이다. 당초 “급할 게 없다”며 협상에 유보적인 자세를 취했던 김 본부장의 ‘변심’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현종(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제3차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공동위원회’ 개회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김현종(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제3차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공동위원회’ 개회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통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략적 오류’라는 일부 견해도 있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FTA 폐기”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협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준 게 시의적절했다는 것이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우리가 한·미 FTA 경제 효과를 공동 조사하자고 제안한 것은 잘한 일이지만 후속 움직임이 따르지 않으면서 마치 우리가 협상을 회피하기 위해 핑계를 대는 것처럼 비쳐져 미국에 폐기의 빌미 등 트집거리를 주고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통상 전문가들은 김 본부장이 ‘공동 조사를 빨리 진행시킨 뒤 개정 협상으로 넘어가자’고 제안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통상협력실 박사는 “팍스아메리카나(미국 주도 세계 평화)에 젖어 있는 미국의 일부 ‘올드 보이’에게는 무조건 강하게 나간다고 실리를 취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한국산 철강에 대한 수입관세 상향 움직임 등 통상 이슈가 산적해 있는 만큼 시간을 끄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안보 공조를 위해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외교적 부담이 FTA 협상 시계를 앞당기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북한 변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상교섭본부보다 더 윗선에서 큰 그림을 그렸을 수 있다”며 “협상 자체를 답보 상태에 빠뜨리기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제스처에 명분을 주면서도 실제로는 한·미 FTA를 업그레이드시켜 실리를 챙기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한편 김 본부장은 24일 미국 내 동향 파악과 한·미 FTA 우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미국 현지로 출국했다. 25일에는 미 상공회의소 주최 미국 기업인과의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협상 전 미 재계의 기류도 파악할 계획이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2017-09-2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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