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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긴장 고조] 한밤 北 코앞 ‘무력시위’… B1B 3∼4대면 평양 중심 초토화

[한반도 긴장 고조] 한밤 北 코앞 ‘무력시위’… B1B 3∼4대면 평양 중심 초토화

박홍환 기자
입력 2017-09-24 23:14
업데이트 2017-09-25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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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B1B 랜서, 北동해 비행… 트럼프식 군사행동 서막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북한 완전파괴’ 연설로 국제사회에 충격을 던진 이후 미국의 첫 번째 군사적 행동은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의 북한 동해 쪽 국제 공역 전개였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24일 북한에 대한 ‘무력시위’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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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그동안 핵 항공모함, 핵잠수함 등을 거론하며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해법으로 ‘군사적 옵션’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상기시켰다. 미국과 동맹의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는 것이 지난번 유엔총회 연설의 취지다.

따라서 이번 B1B 전개는 ‘태평양상 수소폭탄 실험’ 운운하며 반발하는 북한에 그런 계획을 실행한다면 예방적 선제타격이나 응징적 사후타격에 나설 수도 있다는 ‘트럼프식 군사행동’의 서막을 보여 준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그동안 공개된 B1B 전개가 군사분계선(MDL) 남쪽에 한해 대부분 주간에 이뤄진 것과 달리 이번에는 한밤에 동해 쪽 북방한계선(NLL) 연장선을 넘어 북한 영해 밖 공해 상공까지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한 타격을 위한 실전적 훈련과 다를 바 없다.

한·미 양국 발표 등을 종합해 보면 23일 밤 괌 앤더슨공군기지에서 B1B 여러 대가 출격했다. B1B는 공중급유기 KC 135 스트래토 탱커로부터 비행 중 기름까지 보충받았다. B1B 호위는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서 이륙한 주일 미공군의 F15C 전투기가 맡았다. 한·미 양국은 구체적인 출격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통상 B1B는 2대가 편대를 이뤄 작전 및 훈련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2대가 출격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B1B 한 대당 2~3대의 전투기가 호위한다. 항공관제에 밝은 한 소식통은 “B1B 편대와 F15C가 한반도 남쪽 해역에서 합류해 대한해협 동쪽을 지나 계속 동해상 공해 쪽으로 북상했을 것”이라면서 “원산 쪽 먼바다까지 진출한 뒤 선회해 내려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캐리커처
도널드 트럼프 캐리커처
국제 공역은 영해·영공(해안선과 부속도서 12해리 이내의 해역과 그 상공·약 24㎞) 밖의 상공으로 이번 비행은 영해와 영공 침범에 해당하지 않는다. 미군도 “국제규범을 준수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언제든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1969년 4월 함경북도 청진 동남쪽 국제 공역을 비행 중이던 미 해군 정찰기 EC121기를 격추해 양측이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기도 했다. 특히 B1B는 공중전투에 무방비여서 항상 전투기가 호위하는데 이번에 북한이 러시아제 미그29기를 출격시켰다면 B1B를 호위한 F15C 등과 공중전을 치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이 이런 위험에도 B1B를 북한 쪽으로 올려 보낸 것은 그만큼 북한 응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한·미 양국의 대북 대응 고민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평가도 제기된다. 그동안 한·미 양국 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시 동해안에서 미사일을 실사격하거나 B1B 랜서 편대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하는 똑같은 방식의 대응을 해 왔다. 좀더 강력한 대북 메시지 발신을 위해 B1B 전개 위치를 더 북상시켰다는 것이다.

일부 군 소식통이 “그동안 미군 B1B 편대는 여러 차례 NLL 북쪽 상공을 비행했다”며 처음으로 공개했다는 것에 의미를 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모양이 백조를 연상시켜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가진 B1B는 B52, 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불린다. 핵무기 탑재 기능은 제거됐지만 최대 폭탄 탑재량이 61t에 이른다. 유사시 B1B 3∼4대면 평양 중심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 최대 속도는 마하 1.25로 괌 기지에서 이륙해 2시간 내지 2시간 반이면 한반도 상공에 도착한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2017-09-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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