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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왜곡보도로 한·미·일 공조 균열” 靑 강경대응

“日 왜곡보도로 한·미·일 공조 균열” 靑 강경대응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17-09-24 18:02
업데이트 2017-09-24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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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과 통화서 日에 직격탄

美도 “매우 실망·우려스럽다”

 청와대가 일본 언론의 왜곡 보도에 대해 모든 외교 채널을 동원, 강경 대응에 나섰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23일 백악관 고위관계자와 전화 통화를 하고 “일본 언론이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한·미·일 정상회담 발언 내용을 몇 차례에 걸쳐 왜곡 보도하고 있다”며 “향후 한·미·일 공조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런 식으로는 북핵 국면에서 일본과의 공조가 어렵다며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그것이야말로 한·미·일 3국 공조에 균열을 야기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희망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매우 실망스럽고 우려스럽다. 이 같은 미국의 입장을 일본 정부에도 전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1일 일본 극우 매체 산케이 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는 힘이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힘이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으며 22일 닛폰 TV 등은 우리 정부의 국제기구를 통한 800만 달러 대북 인도지원 결정과 관련해 미·일 정상이 문 대통령을 “지금 인도지원을 할 때인가”라고 몰아세웠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동행한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화를 냈다”고도 전했다.

 그동안 일본의 왜곡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는 선에서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던 청와대는 지난 22일 닛폰 TV의 보도를 기점으로 적극 대응으로 기조를 전환했다. 닛폰 TV 보도 당일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직접 나서 ‘악의적 보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는 한반도 위기를 부추길수록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과 최근 더 잦아진 일본 언론의 왜곡 보도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사립학교 스캔들로 한때 20%대까지 추락했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이후 기적처럼 50%대로 뛰어올랐다. ‘안보 마케팅’을 위해 그동안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문 대통령에게도 집요하게 전화 통화를 먼저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듯 일본 정부의 이런 행태가 계속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사실이 아닌 정보를 흘리는 당사자가 북핵 국면에서 공조를 더욱 강화해야 할 일본이란 점이 청와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일부에선 아베 총리를 치켜세우고 문 대통령을 깎아내리는 식의 왜곡 보도가 계속되면 최근 훈풍이 불기 시작한 한·일 관계가 다시 냉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7-09-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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