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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질 듀얼카메라 탄생 뒤엔 0.0005㎜ 초미세 먼지와 전쟁

고화질 듀얼카메라 탄생 뒤엔 0.0005㎜ 초미세 먼지와 전쟁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7-09-21 22:46
업데이트 2017-09-22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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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V30’ 공정 첫 공개

방진만 20분… 10초 1개 조립
0.0001도 완벽한 평형 유지
극한 환경 수만번 노출 테스트


“눈에 보이지도 않는 0.0005㎜ 크기의 초미세 먼지가 가로·세로·높이 30㎝ 정육면체 안에 10개가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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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광주광역시 하남공단 LG이노텍 생산라인의 직원들이 LG전자 ‘V30’에 장착되는 듀얼카메라 모듈을 들어 보이고 있다. LG전자 제공
지난 20일 광주광역시 하남공단 LG이노텍 생산라인의 직원들이 LG전자 ‘V30’에 장착되는 듀얼카메라 모듈을 들어 보이고 있다.
LG전자 제공
지난 20일 광주광역시 하남공단에 자리한 LG이노텍 생산라인. 요즘 이곳은 LG전자의 하반기 프리미엄폰 ‘V30’ 카메라 모듈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윤철 책임은 방진복을 꼼꼼히 체크하며 “우리 첨단 듀얼카메라 생산은 달리 말하면 먼지와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작업자들은 장갑을 2겹으로 착용하고, 머리에 천으로 된 캡을 쓴 뒤 모자가 달린 전신 방진복을 겹쳐 입은 그는 장화를 신고, 물로 장갑을 씻어낸 뒤 초강력 바람으로 온몸의 먼지를 털어냈다. 그렇게 방진 과정을 거치는 데만 20여분이 걸렸다.

외신들이 전문 카메라(DSLR)에 가장 근접했다고 호평을 한 V30 듀얼카메라 공정이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됐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렌즈의 조리개값(낮을수록 고급화되면서 제품가격도 올라감)을 업체 최고인 F1.6으로 낮추고, 6겹의 렌즈 중 가장 외부 렌즈를 플라스틱에서 빛 투과율이 높은 유리 렌즈로 교체하는 기술 혁신을 이뤄냈다.

카메라 모듈은 필름 모양의 이미지 센서 위에 렌즈를 올리고 스마트폰에 접합할 부속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완성된다. 센서는 이 과정에서 0.0001도까지 완벽하게 평형이 유지돼야 좋은 성능이 나온다. 로봇팔은 컴퓨터가 계산한 센서 위 최적의 좌표와 렌즈의 위치를 일치시키며 1㎛(100만분의1m)씩 미세하게 렌즈를 움직이며 10초에 한 개꼴로 조립을 해 나갔다. 미세한 먼지 한 점으로도 렌즈의 기울기나 위치가 달라지는데, 이에 따라 사진의 선명도가 최대 10%까지 저하될 수 있다.

조립된 카메라 모듈은 1초에 최대 10번까지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또렷한 사진을 찍히는지 알아보는 ‘광학식 손떨림 보정 기능’(OIS) 검사 등을 거친 후, 제품 번호를 부여받았다. 이후 출하를 위해 극한 환경에 노출하는 샘플 검사가 이뤄졌다. 먼지, 고온, 저온, 고습 등의 극한 환경을 제공하는 기계 안에 넣고 카메라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테스트 기계의 온도는 각각 영상 85도와 영하 40도를 표시하고 있었다. 다른 편에선 카메라 모듈을 스마트폰 모형에 탑재해 각각 1m 50㎝, 30㎝ 정도의 높이에서 수만번 떨어뜨리는 내구성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한 관계자는 “화물이 컨테이너 배에 실려 적도를 지날때 최고기온을 기록하는데 그보다도 높은 고온에서 테스트를 진행한다”며 “이런 정규검사가 끝난 뒤에는 더 가혹한 환경에 노출시키는 일명 ‘실미도 테스트’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7-09-2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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