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길섶에서] 할머니의 마음/최광숙 논설위원

[길섶에서] 할머니의 마음/최광숙 논설위원

최광숙 기자
최광숙 기자
입력 2017-09-14 17:34
업데이트 2017-09-14 17:3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돌아가신 어머니한테는 죄송하지만 가끔 어머니보다 외할머니가 더 그리울 때가 있다. 어릴 적 할머니한테 받은 무한 사랑과 그에 보답하지 못한 안타까움이 더 커서일 게다. 어머니야 직장 생활을 하며 용돈도 드리고 나름 효도랍시고 흉내라도 낼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할머니는 대학 시절 돌아가셔서 용돈 한 번 못 드린 것이 못내 아쉽다.

결혼한 조카의 아이들 덕에 일찍 할머니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것이 고마운 것이 지나가는 아이들만 봐도 마음이 환해진다는 점이다. 꼬마들을 보면 자연 할머니 미소를 짓게 된다. 어느 날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유모차에 탄 아이를 보고 말을 걸었다. 보통 다른 아이들은 부끄러워 고개를 돌리거나, 아니면 고사리 같은 손가락을 펴 보이는데 이 녀석은 달랐다. 갑자기 눈을 흘겨보더니 나를 향해 침을 탁 뱉었다.

아무래도 엄마가 키우지 않고 남의 손을 많이 탄 아이인 듯했다. 낯선 이에 대한 경계심을 넘어 적대심까지 보인 아이는 처음이다. 엄마는 아이의 이런 행동을 알고 있을까.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나선다’는 말이 있다. 이웃 할머니로서 뭘 해야 하나.
2017-09-15 31면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