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휴업 임박에 애태우는 학부모들…“을 중의 을”

입력 : 2017-09-14 15:11 ㅣ 수정 : 2017-09-1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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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 임시돌봄 신청 때 ‘안전사고 면책’ 동의서 요구 논란

사립유치원 집단휴업이 임박하면서 학부모들의 걱정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각 교육청은 공립유치원 등에서 임시돌봄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지만, 낯선 유치원에 아이를 맡기는 것 또한 적지 않은 근심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시·도 교육청이 임시돌봄서비스 신청을 받으면서 안전사고 시 공립유치원 등은 책임지지 않는다는 동의서를 학부모들에게 요구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사립유치원들은 18일과 25∼29일 두 차례 집단휴업을 예고한 상태다.

14일 청와대 홈페이지를 보면 지난 2일 시작된 사립유치원 휴업 철회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에는 이날 오전까지 9천200여명이 참여했다.

6살 자녀를 둔 수원지역 직장인 학부모 A씨(38)는 “유치원이 문을 닫으면 가까운 친척 집에 아이를 맡기기로 했다”면서 “휴업 기간 고생은 고생대로 할 텐데 휴업한 만큼 유치원비나 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는 발을 동동 구르며 대책을 상의하는 부모들의 글이 넘쳐났다.

직장인 부모들은 다음 달 초 최장 열흘간 추석 황금연휴를 앞둬 하루 연차 쓰기도 눈치 보이는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한 학부모는 “우리가 을 중의 을”이라며 “연휴를 앞둬 가뜩이나 바쁜데 1차 휴업일인 18일이 업무 마감일이어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경기도교육청 자유게시판에는 자신을 ‘워킹맘’이라고 소개한 한 학부모가 “유치원비가 비싸도 사립유치원에 아이를 보낸 것은 출퇴근 시간에 맞춰 아이를 돌봐주었기 때문”이라며 “휴업이 확정된 것도 아니어서 임시돌봄서비스 신청하기도 난감하다”는 글을 남겼다.

각 시·도 교육청이 현재 신청을 받고 있는 임시돌봄서비스를 두고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교육청은 서비스 신청서에 ‘안전사고 발생 시 임시돌봄 기관에는 일체 책임이 없음에 동의한다’는 문구가 삽입돼 있다.

특히 한 교육청은 임시돌봄 기관 면책뿐 아니라 안전사고 책임을 자녀의 소속기관(사립유치원)과 부모가 전적으로 지는 것에 대한 동의를 요구하기도 했다.

해당 교육청 유아교육팀장은 “공립유치원 등이 임시돌봄에 참여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안전사고까지 책임지라고 할 수 없지 않겠느냐”면서 “다른 교육청들도 이 같은 동의를 받는다”고 말했다.

면책동의를 받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임시돌봄 중 안전사고 발생 시 보험처리 등을 어떻게 할지 명확한 기준이 없다”면서 “우리도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을 보면 이 법에 따라 학교안전공제회에서 보상받을 수 있는 ‘학교안전사고’는 ‘학교 안팎에서 학교장 관리·감독 아래 이뤄진 활동’, ‘등하교 등 학교장이 인정하는 활동’ 등 교육활동 중 발생한 일이다.

사립유치원장들이 공립유치원의 임시돌봄을 ‘교육활동’으로 인정해줄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 서울시교육청 측 설명이다.

서울의 경우 전체 사립유치원 671곳 가운데 ‘전면휴업’하겠다는 곳은 10개, ‘방과후과정을 뺀 휴업’은 11개, 아직 휴업 여부를 정하지 않았거나 밝히지 않은 곳은 470여개다. 휴업을 안 한다는 곳은 200여개였다.

교육부는 이날 박춘란 차관 주재로 시·도 교육청과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각 교육청은 공립유치원 등에 유아를 모두 수용하지 못했을 때를 대비해 국공립 어린이집과 여가부 아이돌봄서비스 활용을 요청했고, 여가부 등은 지역별 협의로 방안을 마련해 가기로 했다.

사립유치원 집단휴업을 규탄하는 목소리는 이날도 이어졌다.

참여연대와 참보육을위한부모연대 등이 참여하는 보육연석회의는 이날 성명을 내어 “정당성 없는 집단휴업을 당장 철회하라”며 “정부는 집단휴업 사태 대응을 넘어 국공립유치원 확대를 통해 유아교육 공공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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