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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러 정상 ‘한반도 리스크’ 타고 反美 결속

中·러 정상 ‘한반도 리스크’ 타고 反美 결속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17-08-31 22:56
업데이트 2017-09-01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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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달 브릭스회의서 23번째 만남

푸틴·시진핑 북핵문제 완전 합의
고강도 사드 반대 공동성명 낼 듯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브로맨스’(남성 간 친밀한 관계)를 다루는 기사에서 “2013년 10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 주석이 짬을 내 푸틴 대통령의 생일 파티에 참석했다”고 소개했다. 당시 두 정상은 보드카를 마시며 2차 세계대전을 겪은 각자의 아버지 얘기를 나눴다.

둘이 얼마나 친한 사이인지는 만남 횟수가 말해준다. 시 주석은 2013년 취임 이후 지난 7월 독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까지 푸틴 대통령과 무려 22번이나 만났다.

23번째 만남은 오는 3~5일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열리는 제9차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에서 이뤄진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31일 “푸틴 대통령이 브릭스 회의에 참석한 뒤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해 6~7일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시진핑·푸틴 회담에서는 한반도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0일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 비핵화, 평화·안정, 외교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에 완전한 일치를 보고 있다”면서 “양국 정상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어떤 합의를 내놓을지 알 수 없으나, 속 깊은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두 정상은 이번에도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가 골자인 공동성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6월 한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한 이후 만날 때마다 이런 입장을 밝혀 왔다. 지난 7월 4일 G20 개막을 사흘 앞두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았을 때도 둘은 독일 현지에서 북한의 도발을 비판하기보다는 대화 촉구와 사드 반대에 초점이 맞춰진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번에는 성명 강도가 더 세질 수도 있다. 지난 29일 북한이 일본 상공을 지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미국 등이 중국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춘잉 대변인은 30일 브리핑에서 “대화는 안중에도 없고 (중국의) 등에 칼을 꽂고 있다”며 미국을 맹비난했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을 보여주고자 두 번이나 정부 차원의 대북 제재 공고문을 냈는데도 미국이 독자 제재를 결행한 것에 대한 불만 표출”이라면서 “브릭스 회의가 미국의 질서에 맞서려고 결성된 조직체인 만큼 중심국인 중·러가 한반도를 고리로 미국에 대항하는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번 브릭스 회의에서는 시 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만남도 관심을 끌고 있다. 양국은 히말라야 산맥 접경지에서 70일간 무력 대치를 하다가 이번 회의 성사를 위해 급하게 군사력을 철수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7-09-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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