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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美, 한·미FTA 약간 손질하고 싶은 듯”

WSJ “美, 한·미FTA 약간 손질하고 싶은 듯”

김민희 기자
입력 2017-08-23 18:14
업데이트 2017-08-2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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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논의에 산업계 반응 엇갈려…“加·멕시코와의 재협상 집중할 것”

미국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자국 업계의 각기 다른 입장 때문에 대폭 수정을 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WSJ는 “미국은 한·미 FTA에 약간의 손질을 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미 FTA보다는 캐나다·멕시코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재협상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WSJ가 이같이 진단한 근거는 한·미 FTA 개정 논의에 대한 미국 산업계의 엇갈리는 반응 때문이다. 대표적 수혜 업종인 소고기 업계는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 미국산 소고기는 2012년 한·미 FTA 체결 이후 한국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였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수입 소고기 중 미국산 비율은 48.1%로 가장 높다. 13년 만에 호주산을 따돌리고 지난해부터 수입육 1위 자리를 지켰다. 미국축산협회와 북미육류협회, 미국육류수출협회 등 미국 3대 소고기 업계 단체장들은 지난달 27일 미 정부에 서한을 보내 “한·미 FTA는 한국에서 미국 소고기 산업이 확장하는 데 이상적 환경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미 재계 전반적으로도 불만이 크지는 않은 기류다. 미 상공회의소 태미 오버비 아시아 담당 부회장도 최근 “FTA가 체결되지 않았다면 미국의 무역적자가 더 늘어났을 것”이라며 FTA 재협상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자동차 업계와 철강 업계다. 두 업계가 한·미 FTA로 인해 가장 많은 손실을 보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미 승용차 업계의 경우 대(對)한국 수출액이 지난해 16억 달러(약 1조 8000억원)로 5년 전보다 불과 4억 달러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대미 승용차 수출액은 160억 달러에 달했다.

미 철강 업계 역시 한국의 공급 과잉이 글로벌 철강 가격 하락을 초래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철강 부문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주 타깃은 중국에 맞춰져 있지만 한국도 자유롭지는 않다는 얘기다. 게다가 자동차·철강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정책을 지지해 와, 이들의 입김이 한·미 FTA 개정 협상에 강하게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2017-08-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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