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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지스함 조종장치 이상”… 해군 작전 중단·종합 점검

“美 이지스함 조종장치 이상”… 해군 작전 중단·종합 점검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7-08-22 18:02
업데이트 2017-08-2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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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사고 직전 문제 발생한 듯” 참모총장 “외부 세력 개입 못찾아”

남중국해 해양 패권 노리는 中 “美, 亞서 과도하게 활동해 사고”
미국 해군은 2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인근 해상에서 이지스구축함이 유조선과 충돌한 사건과 관련해 전 세계 해상에서 활동하는 모든 함정의 작전을 일시적으로 중지하고 종합 점검을 실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존 리처드슨 미 해군 참모총장은 이날 7함대 소속 ‘존 S 매케인’(8300t급) 이지스구축함이 3만t급 라이베리아 선적 유조선과 충돌해 10명이 실종된 데 대해 성명을 통해 “각 지역의 함대 사령관들에게 모든 함정의 운용 능력, 안전성, 전투력 등을 점검할 수 있도록 작전 중단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모든 함대가 다음주까지 날을 잡아 1~2일간 각 함정의 운항을 중단하고 장병들의 전투력, 기강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함대 사령관들은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연합훈련 등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점검일을 선택할 수 있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미 해군이 모든 함정의 종합 점검을 하기로 한 것은 첨단 이지스구축함이 민간 선박과 속수무책으로 충돌한 미스터리를 밝히기 위함이다. 미 해군(해안경비대 제외)은 현재 항공모함 11척 등 277척의 함정과 3700여대의 항공기를 운용하고 있다.

리처드슨 총장은 “올 들어 유사한 사고가 네 차례 발생한 7함대의 근본적 문제가 무엇인지 수개월에 걸쳐 종합 점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훈련부터 외부 세력의 레이더 전파 교란, 사이버 교란 가능성 등 모든 가능성을 점검할 것”이라며 “아직 외부 세력이 개입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CNN은 해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사고 당시 승조원들이 왜 구축함의 보조 조종장치를 사용할 수 없었는지 불확실하다”며 사고 직전 조종 장치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 내부에서는 이번 사고로 자칫 세계 최강인 미국 군사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가 허물어질 것을 우려해 7함대 내부의 문제로 국한하려는 주장도 제기됐다. 스티브 겐야드 전 국무부 부차관보는 “대서양이나 지중해에서는 유사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데 왜 태평양함대(7함대의 상위 부대)에서만 이런 사고가 계속 발생하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 해군연구소(USNI) 뉴스는 “태평양함대 예하 제7함대 함정들이 본토에 모항을 둔 함정들보다 훈련량이 적은 반면 출동 횟수는 더 많다”고 보도했다.

한편 남중국해 해양 패권을 노리는 중국에서는 이번 사고의 원인을 미국의 과도한 개입 탓으로 돌리며 조롱하는 분위기다. 관영 환구시보는 “미 해군 함정이 아시아에서 과도하게 활동하기 때문에 사고 확률 역시 높아졌다”면서 “남중국해와 주변 해역에서 수년간 군사충돌이 벌어지지 않았고, (미국이 주장하는) 남중국해의 긴장 상황은 대부분 상상에서 나온 것”이라며 미 해군의 퇴거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자오샤오줘 중국 군사과학원 연구센터 주임은 관영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세계 경찰’을 하려는 강박증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고 위험이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7-08-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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