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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분 우리가 분담하자” 경비원 해고 반대한 분당 주민들

“최저임금 인상분 우리가 분담하자” 경비원 해고 반대한 분당 주민들

남상인 기자
입력 2017-08-20 17:52
업데이트 2017-08-2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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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환경 깨끗… 상생하자” 장문의 편지 쓰는 등 적극 반대

“4단지에 사는 입주민입니다. 처음 이곳으로 이사왔을 때 가장 인상깊었던 것이 경비원 아저찌였습니다. 늘 근처에 계셔서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생활 쓰레기도 언제나 깔끔하게 정리해 주셔서 정말 쾌적한 환경 속에서 잘 살아오고 있었습니다.…최저임금 인상이 인원감축 취지가 아님은 분명합니다. 노동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이 그 취지라 할 수 있는데 오히려 우리 아파트의 개정안은 근로환경을 더 열악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리 경비원님들께서 인원 감축 없이, 좋은 컨디션으로 우리 아파트를 더 좋은 환경으로 만들어 주셨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아파트 입주민의 관리비 부담을 이유로 경비원을 감축하려 했던 경기 성남시 분당구 A아파트 단지의 한 주민이 입주자 대표회의 강대철 부회장에게 최근 보내온 편지 내용 중 일부다. 1651가구가 살고 있는 이 아파트 단지의 대표회의는 지난 6일부터 경비원을 줄이는 방안에 대해 입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왔다. 그런데 예상 외로 입주민 대다수가 경비원 감축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고 한다. 강 부회장은 20일 “입주민들로부터 인원을 현행대로 유지하자는 전화가 빗발쳤고 편지와 메모도 써 가지고 와 정말 깜짝놀랐다”며 “단지가 생긴 이래 이런 관심을 보인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4단지에 산다는 한 입주민이 보내온 장문의 편지를 서울신문에 공개했다.

강 부회장에 따르면, 입주민 대부분이 “경비원 대부분이 나이가 많은 분들이어서 그만두면 갈 곳이 없을텐데, 차라리 우리가 5000원정도 더 부담할테니 감축하지 말자”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지금까지 300여명의 주민이 의견을 밝혔는데 감축 찬성 입장은 1명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한 경비원은 “경비원들 평균 나이가 75세 이상 고령인데, 주민들 뜻을 듣고 모두 고마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2017-08-2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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