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ICBM으로 답한 北… 정부 ‘전방위 제재’

입력 : 2017-07-31 02:26 ㅣ 수정 : 2017-07-31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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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심야 미사일 도발에 동북아 안보 급변
북한이 ‘베를린 구상’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다시 답을 내놓자 문재인(얼굴) 대통령은 전방위 제재라는 칼을 빼들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인 29일 새벽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열어 사드 임시 배치, 맞불 사격훈련, 독자적 대북 제재 검토,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협상 개시를 지시했다. 단시간에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꺼내든 셈이다.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과 제재에 동참하면서 대화와 협상 기조를 강조하는 기존의 대북 접근법과는 확연히 다르다.
美 ‘죽음의 백조’ 한반도 상공 무력시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가 다시 한반도 상공에 ‘죽음의 백조’를 띄웠다. 미국의 전략폭격기인 B1B랜서(위)가 30일 한국 F15K의 호위를 받으며 오산기지 상공을 저공비행하고 있다. 군은 이날 B1B 2대와 F15K 4대가 연합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B1B는 폭격기 중 가장 빠르고 무장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북한이 두려워하는 미국 전략자산 중 하나다. 외형이 백조와 닮아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공군 제공

▲ 美 ‘죽음의 백조’ 한반도 상공 무력시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가 다시 한반도 상공에 ‘죽음의 백조’를 띄웠다. 미국의 전략폭격기인 B1B랜서(위)가 30일 한국 F15K의 호위를 받으며 오산기지 상공을 저공비행하고 있다. 군은 이날 B1B 2대와 F15K 4대가 연합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B1B는 폭격기 중 가장 빠르고 무장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북한이 두려워하는 미국 전략자산 중 하나다. 외형이 백조와 닮아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공군 제공

문 대통령은 NSC 전체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이번 미사일 발사가 동북아 안보 구도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ICBM에 위협을 느낀 한반도 주변국과 미국이 ‘최대의 군사적 압박’으로 일제히 대북 정책을 전환할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2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전날 밤 고각으로 발사한 미사일이 최대 정점 고도 3724.9㎞까지 상승했으며, 998㎞를 47분 12초간 비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ICBM은 이제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둔 ‘급박하고 현존하는 명백한 위협’이 된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외교·군사적 국면이 펼쳐진 셈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으로서는 ICBM이 온다고 하면 그대로 두고 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서로 선택의 옵션이 점점 줄어드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에 북한의 미사일이 ICBM으로 판명된다면 ‘레드라인’(금지선)의 임계치에 온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만큼 상황이 엄중하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 캐리커처

▲ 문재인 대통령 캐리커처

문 대통령은 맞대응 차원에서 우리 미사일의 성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협상을 개시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미국이 동의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는 기존 800㎞로 유지하고, 탑재 가능한 탄두 무게를 500㎏에서 1t으로 두 배가량 늘리는 쪽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이는 문 대통령이 밝힌 ‘독자적 대북 제재’의 하나로 보인다.

한반도 정세에 대한 엄중한 상황 인식은 사드 4기를 임시 배치하라고 지시한 데서도 엿보인다. 사드 배치와 관련한 국내 논란이 현재진행형이고, 중국과의 외교 마찰이 뻔하게 예상되는 데도 이를 감수하고 임시 배치를 결정한 것이다. 최종 배치 여부는 환경영향평가가 끝나는 시점에 확정되지만, 사실상 조기 배치가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란 평가가 나온다.

‘베를린 구상’에서 밝힌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체제 로드맵은 당분간 접어둘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 대통령은 “베를린 구상의 동력이 상실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해, 제재 일변도 국면에서도 대화의 모멘텀을 살려 나갈 방안을 찾아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압박과 제재 강도 수위를 높이겠지만, 남북 간 대화의 문은 여전히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7-07-3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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